북한의 5차 핵실험 소식에 한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과거 경험상 북한 관련 위협의 국내 증시 영향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5차 핵실험의 증시 위력도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1시30분 "핵탄두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며 5차 핵실험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오전 9시30분에 이뤄졌고, 이로 인해 북한 풍계리에 진도 5 규모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은 실망감에 하락하던 코스피지수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낙폭을 확대했다. 오후 2시35분 현재 1.43% 하락 중이다. 한때 2029.46(-1.66%)까지 밀렸다.

과거 북한 관련 우려로 코스피가 크게 하락했던 적은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사망(코스피 낙폭 -3.43%),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2.41%), 1999년 6월15일 제1차 연평해전(-2.21%) 등이다.

김정일 사망 당시 코스피는 2거래일 만에 이전 주가를 회복했고 1차 핵실험 때는 5거래일, 1차 연평해전 때는 하루 만에 이전 주가를 되찾았다.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 당시 코스피는 0.20% 하락했고,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때는 0.26% 밀렸었다. 2차와 3차 핵실험 이후에도 코스피가 이전 주가를 회복하는 데 각각 5거래일과 1거래일이 걸리는 등 충격이 오래가지 않았다.

올 1월6일 실시된 4차 핵실험 당시에도 코스피는 0.26%의 미미한 하락률을 보였다. 1월5일 종가 1930.53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3월2일(종가 1947.42)까지 2개월여가 걸렸다. 그러나 이는 북핵 영향보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중국 증시 폭락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