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거래소들, 덩치 키우기 나서
한국도 지주사 개편 서둘러야
홍콩거래소는 2000년 증권거래소(SEHK), 선물거래소(HKFE), 청산소(HKSCC)를 합병해 통합거래소를 설립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기업공개(IPO)를 했다. 홍콩거래소 관계자는 “선강퉁, 후강퉁 등 사업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게 되면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홍콩증시의 시가총액은 IPO 직전인 1999년에 비해 6배 넘게 뛰었다. 홍콩거래소는 2012년 말엔 런던금속거래소(LME)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기도 했다.
연내 선강퉁 시행으로 홍콩증시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구퉁(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 증시에 투자) 종목이 현재 318개에서 430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항셍 스몰캡지수 성분주(시가총액 50억홍콩달러 이상)가 새롭게 강구퉁에 추가됐고, 선전·홍콩 동시상장 종목도 투자 범위에 포함됐다. 지금은 신성장산업 관련 종목이 다수 상장된 선전증시에 대한 기대가 더 높지만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증시 투자 또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증시의 저가 매력과 홍콩달러 고정환율제(페그제)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선강퉁은 홍콩증시에 더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거래소들은 IPO를 하고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거나 타 거래소와 교차거래를 추진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를 통합해 지주회사 일본거래소(JPX)를 설립하고 IPO를 했다. 싱가포르와 대만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거래소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거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이 지주사 개편과 IPO를 마치면서 아시아에서는 한국거래소만이 남았다”며 “치열해지는 전 세계 거래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주사 개편과 IPO를 이른 시일 내에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