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금메달을 수확한 데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골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골프용품 시장에선 고반발 클럽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스윙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타수를 줄이기 위한 첩경은 비거리 늘리기란 인식 때문이다.

박인비 효과의 직접 대상인 여성 골퍼와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시니어 골퍼들은 고반발 드라이버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가격이 일반 클럽에 비해 2~5배가량 높지만 매년 7~10%씩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가 뱅골프다. 이 브랜드의 대표 제품 ‘롱디스턴스 470 드라이버’(사진)의 장타 비결은 반발계수 0.925에 이르는 초고반발 헤드에 있다. 일반적으로 샤프트가 1인치 길어지면 거리는 7야드 늘어나고, 반발계수가 0.01 높아지면 2야드 이상 거리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발계수는 1m 높이의 진공 상태에서 헤드 페이스에 골프공을 자유 낙하한 뒤 튀어오르는 정도를 수량화한 단위다. 샤프트는 길수록 다루기 힘든 단점이 있어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뱅골프와 같은 업체들은 반발계수를 최대로 높인 고반발 드라이버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뱅골프는 이와 함께 저중심 설계로 탄도는 높이고 볼의 스핀 양은 줄여 거리는 대폭 늘리고 방향성은 일관되게 잡아주도록 했다. 노란 색상의 샤프트와 헤드, 핑크 색상의 샤프트와 헤드도 눈길을 끈다.

이형규 뱅골프 사장은 “검은색 계통인 다른 회사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란색을 선택했다”며 “골프장에서 동반자의 뱅골프 드라이버를 알아보고 시험 삼아 쳐 본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골프의 주요 고객은 중장년층과 여성이다. 이 사장은 “여성, 중장년층 소비자에 비거리 욕심이 많은 장타자들의 수요까지 겹쳐 판매량이 작년보다 40~50% 증가했다”고 말했다.

고반발 클럽은 페이스를 얇게 만듦과 동시에 헤드 내구성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과거에는 혼마, 에스야드, 카타나 스워드 등이 고반발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파손 수리에 대한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했다. 반발력을 대폭 낮추고 내구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FA)는 2004년부터 프로선수의 드라이버 반발계수를 0.830 이하로 제한했다. 현재 반발계수 0.830을 크게 웃도는 고반발 클럽을 내놓은 브랜드는 뱅골프의 롱디스턴스 외에 일본의 아키라와 그랑프리, 기가골프코리아 등이다.

아키라의 ‘ADR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0.865다. 460㏄짜리 고반발 전용 대형 헤드를 사용해 스위트 스폿 면적도 넓혔다. 전투기 무늬를 헤드에 새긴 것으로 유명한 그랑프리의 ‘GP 플래티넘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0.875다.

기가골프코리아도 X파일 프리미엄 골드를 선보였다. 6-4 단조 타이타늄 소재에 헤드 솔(밑 부분)을 미러 피니시로 마감해 거리를 늘렸다.

골프클럽 유통업체 관계자는 “드라이버 시장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고반발 제품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예전보다 내구성도 강화돼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