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성과에 따라 다음해 연봉을 삭감할 수 있는 내용의 차등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저성과자 연봉을 삭감하는 건 LG그룹 계열사 중에는 처음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경영진은 이 같은 내용의 성과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개편안은 연말 성과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직원의 다음해 연봉이 동결되며 연속 2회 받으면 5% 삭감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회 연속 받으면 10% 깎인다. 기존에는 저성과자 연봉이 고성과자보다 덜 오를 뿐 동결되거나 깎이지는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대신 고성과자에게는 더 높은 임금상승률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등급을 받으면 3%, A등급을 받으면 2%를 기존 개인 연봉 상승률에 더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성과자의 연봉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저성과자 연봉을 깎는다고 회사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아니다”며 “조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내년 직급체계 개편에 맞춰 검토 중인 여러 안 중 하나로 노사협의 등을 거쳐 최종 실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개편안은 LG 계열사 전반에 긴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원칙적으로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대기업에 비해 성과를 기준으로 한 연봉 차등화에도 소극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성과주의가 자리 잡으면 그룹 전체의 인사원칙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