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공들인 까스텔바쟉…"K패션 대표 명품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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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 명품 사업 도전
'패션 어벤져스' 꾸려
액세서리·마케팅·브랜드 등 최고 전문가 잇따라 영입
고품질 합리적 명품
버버리·DKNY 납품사 설득…20만~50만원선 제품 구성
'패션 어벤져스' 꾸려
액세서리·마케팅·브랜드 등 최고 전문가 잇따라 영입
고품질 합리적 명품
버버리·DKNY 납품사 설득…20만~50만원선 제품 구성
패션그룹형지가 ‘명품 가방’에 뛰어든 건 지난해 8월. 에스콰이아를 인수한 뒤 잡화 제조 기술력과 디자인 감각, 인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한 끝에 ‘K패션을 대표하는 합리적 명품’을 만들자고 결론을 내렸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고품질의 럭셔리 가방을 만들되 가격은 대중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하라”는 방향을 정했다. 강수호 형지에스콰이아 대표를 비롯해 마케팅 전문가인 김희범 마케팅본부 상무 등이 머리를 맞댔다. 가장 필요한 것이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판단했다. 1998년부터 LF(당시 LG패션)에서 닥스 액세서리를 전담해온 잡화업계 전문가 추성복 이사와 ‘스위트 리벤지’, ‘로리엣’ 등의 브랜드를 만든 홍승완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를 잇따라 영입했다.
◆‘글램코어’ 트렌드 반영
형지에스콰이아 안에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 팀을 꾸린 뒤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영국과 스웨덴 등 주요 유럽 국가를 돌며 시장조사를 했다. 단순한 디자인의 ‘놈코어(normcore)’ 시대가 저물고 복고풍의 화려한 ‘글램코어(glamcore)’가 인기를 끈다는 것을 간파했다. 이 회사는 애초 2017년 봄·여름에 브랜드를 선보이려던 계획을 한 시즌 앞당겼다. 빠르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해서다.
품질도 놓칠 수 없었다. 강 대표는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등 유명 명품 브랜드에 원단을 납품하는 해성아이다를 직접 찾아갔다. 독창적인 색감과 고품질의 가죽 원단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DKNY, 버버리 등 명품 가방을 생산하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에도 찾아가 “힘을 합쳐 한국 대표 명품을 만들어 보자”고 설득했다. 이 같은 직거래를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또 백화점 등 유통업계 바이어(MD)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일반 국산 핸드백 브랜드보다 낮은 입점 수수료를 약속받았다. 고가 원단을 쓰기 때문에 원가율은 30%로 경쟁사들의 핸드백 원가율(20~21%)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직거래와 낮은 입점 수수료 덕분에 20만~50만원대 합리적 가격을 매길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술작품을 손에 들어라”
철저한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 지난 5월 말 형지에스콰이아 본사 지하 1층에 쇼룸을 꾸몄다. 주요 백화점 바이어들과 잡화 전문 디자이너 등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예술작품을 손에 들어라(Art in hand)’는 메시지를 던지며 갤러리 형태의 매장을 공개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입점 브랜드 교체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는 가을·겨울 시즌에 11개 백화점 매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경쟁력 있다”는 바이어들의 호평 덕분이었다.
지난 6~7월 사진작가 조선희 씨와 협업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패션·문화·예술계 스타와 화보를 찍은 것도 톡톡한 사전 홍보 효과를 냈다. ‘100BAG’이라는 전시회를 통해 얻은 사진 판매 수익금은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기획, 좋은 취지와 독특한 제품으로 차근차근 대중에게 접근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김희범 마케팅본부장은 “단순히 럭셔리 명품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 ‘예술작품을 들게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23일 형지에스콰이아가 공개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은 이 같은 ‘론칭 스토리’를 모두 담아냈다. 프랑스 지도를 형상화한 육각형 모양의 라인백, 손으로 그려넣은 듯한 톡톡 튀는 그림 등은 자유분방한 프랑스 디자이너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성복 액세서리사업본부장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 라인에서 20%, 트렌드를 반영한 트랜스라인에서 30%, 기본적 디자인의 바쟉 라인에서 50%의 매출을 낼 계획”이라며 “주력 제품은 35만~55만원대, 저렴한 건 20만원대, 고가 제품은 70만원대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이 브랜드로 내년에 면세점과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고품질의 럭셔리 가방을 만들되 가격은 대중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하라”는 방향을 정했다. 강수호 형지에스콰이아 대표를 비롯해 마케팅 전문가인 김희범 마케팅본부 상무 등이 머리를 맞댔다. 가장 필요한 것이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판단했다. 1998년부터 LF(당시 LG패션)에서 닥스 액세서리를 전담해온 잡화업계 전문가 추성복 이사와 ‘스위트 리벤지’, ‘로리엣’ 등의 브랜드를 만든 홍승완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를 잇따라 영입했다.
◆‘글램코어’ 트렌드 반영
형지에스콰이아 안에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 팀을 꾸린 뒤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영국과 스웨덴 등 주요 유럽 국가를 돌며 시장조사를 했다. 단순한 디자인의 ‘놈코어(normcore)’ 시대가 저물고 복고풍의 화려한 ‘글램코어(glamcore)’가 인기를 끈다는 것을 간파했다. 이 회사는 애초 2017년 봄·여름에 브랜드를 선보이려던 계획을 한 시즌 앞당겼다. 빠르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해서다.
품질도 놓칠 수 없었다. 강 대표는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등 유명 명품 브랜드에 원단을 납품하는 해성아이다를 직접 찾아갔다. 독창적인 색감과 고품질의 가죽 원단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DKNY, 버버리 등 명품 가방을 생산하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에도 찾아가 “힘을 합쳐 한국 대표 명품을 만들어 보자”고 설득했다. 이 같은 직거래를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또 백화점 등 유통업계 바이어(MD)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일반 국산 핸드백 브랜드보다 낮은 입점 수수료를 약속받았다. 고가 원단을 쓰기 때문에 원가율은 30%로 경쟁사들의 핸드백 원가율(20~21%)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직거래와 낮은 입점 수수료 덕분에 20만~50만원대 합리적 가격을 매길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술작품을 손에 들어라”
철저한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 지난 5월 말 형지에스콰이아 본사 지하 1층에 쇼룸을 꾸몄다. 주요 백화점 바이어들과 잡화 전문 디자이너 등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예술작품을 손에 들어라(Art in hand)’는 메시지를 던지며 갤러리 형태의 매장을 공개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입점 브랜드 교체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는 가을·겨울 시즌에 11개 백화점 매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경쟁력 있다”는 바이어들의 호평 덕분이었다.
지난 6~7월 사진작가 조선희 씨와 협업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패션·문화·예술계 스타와 화보를 찍은 것도 톡톡한 사전 홍보 효과를 냈다. ‘100BAG’이라는 전시회를 통해 얻은 사진 판매 수익금은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기획, 좋은 취지와 독특한 제품으로 차근차근 대중에게 접근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김희범 마케팅본부장은 “단순히 럭셔리 명품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 ‘예술작품을 들게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23일 형지에스콰이아가 공개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은 이 같은 ‘론칭 스토리’를 모두 담아냈다. 프랑스 지도를 형상화한 육각형 모양의 라인백, 손으로 그려넣은 듯한 톡톡 튀는 그림 등은 자유분방한 프랑스 디자이너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성복 액세서리사업본부장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 라인에서 20%, 트렌드를 반영한 트랜스라인에서 30%, 기본적 디자인의 바쟉 라인에서 50%의 매출을 낼 계획”이라며 “주력 제품은 35만~55만원대, 저렴한 건 20만원대, 고가 제품은 70만원대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이 브랜드로 내년에 면세점과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