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고가' 행진에 삼성그룹株펀드도 기지개
최근 한달 수익률 2.64%로 양호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함에 따라 삼성그룹주(株)펀드 수익률도 살아나고 있다.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삼성그룹주펀드는 최근 한달 간 다른 그룹주펀드는 물론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 개선 흐름을 감안할 때 당분간 주가 상승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나와있는 25개 삼성그룹주 펀드의 최근 한달 간 평균 수익률은 2.64%로 모든 펀드가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0.87% 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이 기간 다른 그룹주펀드인 현대차그룹펀드와 LG그룹펀드 수익률은 각각 1.52%, -0.15%를 나타냈다.

개별펀드 중 최근 한달 수익률이 가장 좋은 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덱스삼성그룹주 상장지수'로 3.63%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삼성그룹목표전환'과 KB운용 'KB 삼성&현대차그룹플러스자'도 각각 3.24%, 3.20% 수익률을 나타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지난 몇 년 간 부진을 지속하며 대다수 개별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내려갔다.

3년, 5년 평균 수익률은 -17.91%, -12.24%까지 떨어졌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2.98%로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금도 꾸준히 빠져나갔다. 올 들어 삼성그룹주펀드에서는 3236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최근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이 좋아진 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덕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150만원을 뚫었다. 전날 164만원까지 오르며 1975년 6월 11일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 장중 167만원 위로 올라갔다.

스마트폰 턴어라운드(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주가 상승 원동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9분기 만에 8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7 초반 반응이 호조를 보이는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도 회복하고 있어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 설립이 가속화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 기대도 재부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호조에 따른 3분기 스마트폰 부문 실적 상향 여력이 있다"며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였던 8조3000억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 측면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를 제외하고도) 3D 낸드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대표되는 기술 경쟁력을 갖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그룹주펀드의 경우 삼성전자 외에도 실적이 좋지 못한 다른 삼성 계열사를 함께 담고 있는만큼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환율 변수도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가 흐름에 최대 변수는 환율"이라며 "원화 강세로 인해 삼성전자 등 수출주가 부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