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아무리 좋아해도 브라질까지 날아오기 힘들잖아요.진짜 큰 힘이 됐어요!”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이글 두방을 터뜨리며 순위를 바짝 끌어올렸다.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경기장(파71·6245야드)에서 열린 여자 골프 2라운드에서다.전인지는 이날 5타를 줄여 중간합계 6언더파를 쳤다.보기 1개,더블 보기 1개를 내줬지만 버디 4개,이글 2개를 뽑아냈다.

현지까지 날아온 팬클럽 ‘플라잉 덤보’ 회원들의 응원에 힘을 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전인지는 전날 열린 1라운드에서 1언더파 19위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하지만 샷감이 흐트러져 있어 걱정이 많았다.

이날 초반에도 불안함은 여전했다.1번홀 버디를 낚아내며 힘을 내는 가 싶더니 2번홀 보기에 이어 5번홀에서 더블 보기가 터져 나왔다.순식간에 2타를 잃어버렸다.그는 ”굉장히 쉬운 파5 홀이었는데,2온을 노리다가 토핑이 나면서 또 모래러프(waste ruogh)로 들어갔다“며 ”세 번째 샷마저 그린을 넘어가 5온,2퍼트로 겨우 막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하지만 곧바로 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추스린 뒤 9번홀에서 샷 이글을 홀컵에 꽂아 넣어 상승세를 만들었다.전인지는 “오늘은 어차피 감도 않좋으데 미스샷도 받아들이고 자신있게 치자고 생각한 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전인지는 후반 10번홀과 13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낸 뒤 마지막 18번홀에서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홀컵 4m정도에 붙인 뒤 퍼트로 이날 두 번째 이글을 뽑아냈다.전날 19위에 그쳤던 순위는 순식간에 7위권(한국시간 19일 오전 3시 기준)으로 껑충 뛰었다.

박세리(37·하나금융그룹) 코치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전인지는 ”어제 언니한테 이것도 안되고,저것도 안된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좀 부렸다“며”세리 언니가 ‘잘되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한 게 마음에 와닿았다”고 전했다. 박인비(28·KB금융그룹) 등 다른 선수들이 “어차피 메달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그냥 생각없이 쳐라”고 한 것도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기까지 와서 이 좋은 기회를 고민하며 보낸다는 게 싫었다”며“앞으로 올림픽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2라운드에는 한국에서 온 팬클럽 ‘플라잉 덤보’ 회원들이 18홀을 내내 따라다니며 태극기를 흔드는 등 전인지를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