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부터 주요 일간지에 고양이 캐릭터 가필드가 등장하는 만화가 실리고 있다. 만화 속 가필드는 “요즘은 낭만이 없다”고 불평한다. 예전에는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러 호두과자도 사먹었는데 요즘엔 주유할 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마지막 컷에서 가필드는 “이게 다 저 옆면에 있는 파란색 차 때문”이라고 외친다. 시선을 다음 면으로 돌려보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사진이 등장한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제작한 아이오닉 광고(그림)는 국내 광고계에서 흔히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콘텐츠를 인쇄, TV, 디지털 등 여러 매체에 맞춤 제작한 게 이노션의 전략이다. 김정아 이노션 수석크리에이티브디렉터(ECD)는 “매체별로 가장 효과적인 광고를 제작하는 통합마케팅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노션 제작팀·기획팀과 현대차 광고팀이 가필드를 광고 주인공으로 고른 것은 게으르지만 영리한 가필드가 아이오닉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고 판단해서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수시로 회의를 열고 머리를 맞댔다. 상대적으로 지면 제약이 있는 인쇄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회의 중 현대차 광고팀 측은 “신문 만평 같은 만화 형식을 빌리는 게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기획팀은 독자의 시선이 이동하는 동선을 고려하자는 의견을 냈다. 신문 왼쪽 면에는 만화가, 오른쪽 면에는 아이오닉 사진이 들어가는 광고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황선화 이노션 기획팀 차장은 “기존 신문 한쪽 면만 활용한 기존 광고들과 달리 양쪽 면에 메시지를 나눠 넣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이노션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가필드 만화 광고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