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귀국에 부담?
'서별관 청문회' 증인 설듯
지인들 자문단 꾸려 준비
홍 전 회장은 AIIB 부총재로 임명된 지 4개월 만인 지난 6월 말 휴직계를 제출한 뒤 50일 넘도록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는 홍 전 회장이 맡았던 리스크관리담당(CRO)을 국장급으로 강등시켜 후임자 공모 절차를 밟고 있어 홍 전 회장 복귀는 물 건너간 상태다.
홍 전 회장 지인들에 따르면 휴직계 제출 직후 여행차 프랑스 파리에 들른 그는 지난달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있는 두 자녀 집을 오가며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파리 여행을 마치고 여권과 비자 문제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회장의 장기 해외 체류를 놓고 일각에선 대우조선 지원을 둘러싼 ‘청와대 서별관회의(비공개 경제금융점검회의) 논란’이 재연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금융당국이 홍 전 회장 귀국을 막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홍 전 회장은 2주 전부터 휴대폰을 꺼놓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오는 23일부터 열기로 합의한 ‘서별관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홍 전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홍 전 회장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등에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 징역 등의 처벌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해 홍 전 회장은 친분이 있는 경기고 선후배를 중심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은 산은을 통해 청문회 답변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지원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홍 전 회장은 지난달 중앙대 교수직도 사직했다. 1984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돼 32년간 재직했으며 65세 정년을 1년 정도 남겨둔 상태다.
김주완/김일규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