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가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추가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린다.
현 시점은 장·단기 측면에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단기적으론 가격 매력이 생긴 내수주, 장기로는 실적 개선 여력이 큰 정보기술(IT)과 산업재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다.
◆ 10개월만 2060선…박스피 돌파 눈앞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장기 박스권(1850~2050p) 상단에 진입했다.
전날 옵션만기 효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지수는 이날 장중 2060선까지 뚫었다. 미국발(發) 훈풍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 공급의 낙수 효과가 신흥국으로 확산하는 걸 감안할 때 코스피지수 강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은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수급적인 면에서 코스피 추가 상승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외국인 순매수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상승을 위한 증시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시기적절하게 나온 한국 신용등급 상향은 신흥국 내 차별화와 외국인 순매수 연장을 가능케 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 필요
박스피 돌파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업종별 순환매 성격의 매매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IT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매력은 감소한 반면 원화 강세를 빌미로 그동안 하락했던 화장품, 음식료, 제약·바이오가 재부각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순환매를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 등 기존 주도주는 쉬어가는 반면 내수주는 가격 매력이 높아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전략적 차원에서 단기와 장기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단기 차원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이점이 높아진 내수주에 대한 접근이 좋다는 설명이다. 원화 강세 역시 내수주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활용품과 미디어 등 일부 내수 업종은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이 실적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이 연구원은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IT와 소재, 산업재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라는 주문이다. 수비 주도 G2의 경기 모멘텀(동력)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시장 주도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은 음식료, 화장품 등 낙폭과대 내수주 주도의 업종 순환매가 나타날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IT 대표주의 주도력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