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신흥국 산업생산이 둔화되고 통화 가치는 평가절하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웅용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8일 서강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제17차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미국 불확실성의 세계적인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분석으로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구체적으로 경제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인지 밝혀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올해 경제 전망치를 조정하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회복세가 미약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 교수는 2004~2014년 미국과 신흥국의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를 활용했다. 이 지수는 S&P500지수 옵션의 30일 단위 변동성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VIX 30’이라면 한 달간 주가가 30%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박 교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VIX 지수가 1% 올라가면 신흥국 산업생산은 0.0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통화 가치는 0.04% 평가절하됐고 주가는 0.1% 떨어졌다. 자본 유출 규모는 8개월~1년 지나 0.012% 증가했다.

VIX 지수가 떨어지면 신흥국 산업생산과 주가는 올랐고 통화 가치는 평가절상됐다. 박 교수는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정부는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낮춰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