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29% 오른 3만29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9457억원이었다. 시가총액이 더 늘어나면 시가총액 상위 17개사를 편입하고 있는 코스피200 금융업종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다. 최창규 NH투자증권 파생·헤지전략부장은 “현대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코스피200 금융업종지수에서 빠지면 현대해상이 새로 편입될 후보 1순위에 꼽힌다”고 말했다.
손해율 개선…지급여력비율 상승…실적·주가 '든든해진' 현대해상
◆손해율 크게 낮아져 이익 증대

현대해상 주가는 이달 들어 8.74% 상승했다.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지난 1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8개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4만772원이다.

이 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5년 만에 1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익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손해율은 가입자에게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현대해상의 2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7%로 전년 동기보다 6.2%포인트 떨어졌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의 2분기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81.2%)을 밑돈다. 같은 기간 일반보험 손해율도 12.5%포인트 떨어진 60%를 기록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업계 전반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한 것이 손해율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급여력도 큰 폭으로 개선

보험주는 대외 악재 탓에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 2020년 보험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 재무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IFRS4 2단계가 시행돼 부채를 시가평가하면 부채의 만기(듀레이션)가 늘어나고,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차이가 커지면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생명보험사보다 자산·부채듀레이션 차이가 작은 손보사가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사의 2분기 자산 듀레이션은 6.58년으로 부채 듀레이션(5.67년)보다 길어 안정적이다.

이윤선 현대해상 기획관리부문장은 “올해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가 IFRS4 2단계 시행 등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며 “사전 컨설팅을 받아 국제회계기준서를 분석하고 부문별 개선과제를 세우는 등 종합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만기보유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것도 대비책의 일환이다. 채권을 언제든지 팔 수 있는 자산으로 분류하면서 그간 약점으로 꼽히던 RBC 비율이 지난해 말 171.1%에서 2분기 말 221.5%까지 올랐다. 금융감독원 권고 수치가 150%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는 평가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강화에 대한 고민을 떨치긴 어렵다”면서도 “손해율 개선세가 기대보다 가파르고 RBC 비율이 높아진 덕분에 향후 1~2년간은 주가가 긍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