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오른쪽부터)·이종걸·김상곤 후보가 5일 치러진 당 대표 후보 예비경선에서 승리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맨 왼쪽은 경선에서 탈락한 송영길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오른쪽부터)·이종걸·김상곤 후보가 5일 치러진 당 대표 후보 예비경선에서 승리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맨 왼쪽은 경선에서 탈락한 송영길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기호순) 후보 간 3자 대결로 좁혀졌다.

더민주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시한 전국대의원대회 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송영길 후보가 탈락했다.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범주류 후보로 당권 레이스의 2강으로 분류된 송 후보 탈락은 최대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예비경선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기초자치단체장, 고문단 등 전체 선거인단 363명이 1인 1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투표에는 263명이 참석했으며, 각 후보자의 순위와 득표는 경선 규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범주류 후보 중 한 명인 송 후보의 컷오프로 더민주 당권 경쟁 구도는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하게 지는 흐름으로 가는 ‘대권 레이스’의 판을 흔들겠다”며 친문(친문재인)세력 견제에 나선 이 후보의 승부수가 먹혀든 것이 향후 당권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날 예비경선이 친문세력의 결집으로 2강 후보 중 한 명을 탈락시킨 만큼 ‘싱거운 전대’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한 의원은 “유력 후보였고 본선 경쟁력을 인정받은 송 후보의 예상 밖 컷오프는 당내 친문세력이 결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송 후보도 컷오프 직후 “예비선거인단이 전략적 배제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추 후보는 이날 예비경선 후 선거캠프 개소식에서 “당 대표가 되면 어느 계파도 불만이 없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대선 후보 경쟁을 이끌겠다”며 “이긴 후보와 떨어진 후보가 하나가 돼서 국민만 보고 정권 교체할 수 있도록 단결하는 강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을 통해 정해진 후보를 끌어내리지 못하도록 대선 경선 불복 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며 “당이 국정의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오늘 예비 경선 통과는 당을 수권정당으로 변모시키고 대선 후보 선출을 감동과 공감의 드라마로 만들라는 당원들의 신뢰의 표현”이라며 “오직 야권연대만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저의 소신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평당원이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했다는 것이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며 “그만큼 혁신과 내년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더민주의 당 대표 경선은 오는 9일 제주 및 경남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전국 16개 시·도를 돌며 치러진다. 더민주는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와 부문별 최고위원인 여성·청년·노인위원장을 선출한다.

손성태/김기만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