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기영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수억원 기술인증 부담스러운 영세업체 개발비 절감 효과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 시작…공공기관 물량 확보해 배분
지난해 취임한 곽기영 이사장은 국내 조합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세우고 새 판로를 열기 위한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를 시행하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영세한 업체를 돕기 위해 기술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조합 최초 기술연구소
2일 경기 성남시 야탑동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곽 이사장은 “개발에 성공해 시제품까지 생산했으나 수억원이 소요되는 인증절차가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업체가 많다”며 국내 조합으론 최초로 기술연구소 설립 이유를 밝혔다.
곽 이사장은 기술연구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술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그는 “업종별 대표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통해 현안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위원회가 개발을 제안하고 연구소에서 이를 제품화해 조합원에게 공급하면 비용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2007년 단체수의계약이 폐지되고 정부의 공인인증을 받은 상위 업체에 공공 물량이 쏠리면서 소기업들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곽 이사장은 “활발하게 연구 중이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구매제…소기업 판로 확대
지난해 국내 조합 최초로 시작한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는 영세업체의 판로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공공기관이 매출 120억원 미만인 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 주는 제도로, 조합의 공동사업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 대상이다.
조합은 조달청 등 420개 공공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발주정보를 제공하고 공동수주도 한다. 곽 이사장은 “이 제도를 통해 수주 물량이 증가해 소기업에 고루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세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상생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곽 이사장은 발전기업체 보국전기 대표다. 매출 900억원을 내는 보국전기는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곽 이사장은 수출 경험을 살려 해외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업체들이 주로 수출하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벗어나 다양한 국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분야 기술자 양성 시급
전기조합은 시급한 해결 과제로 전문인력 양성을 꼽았다. 제조업 현장에선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한데 젊은이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고용노동부의 교육사업이 있지만 기업에서 필요한 핵심기술자 교육과는 괴리가 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곽 이사장은 “전기분야 기술 교육은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받아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며 “경험 많은 기술자가 직접 가르친 뒤 회원사로 취업하는 시스템의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태양광 관련 업체들의 가입이 늘면서 조합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조합은 중소기업청의 기술과제를 받아 업계 최초로 태양광발전장치에 대한 단체표준을 제정했다. 단체표준은 각종 단체가 자발적으로 만드는 규정으로 인증제품은 우선구매나 공공입찰시 가산점을 받는다.
성남=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