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를 제치며 미국 증시 시가총액 5위 자리까지 꿰찼다.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과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하는 등 ‘팡(FANG)’ 기업이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팡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인터넷 대표기업의 첫 알파벳을 조합해 만든 단어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1.6% 오른 125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이날 50억달러 늘어난 3638억달러(약 408조원)를 기록하며 이날 주가가 0.17% 오르는 데 그친 벅셔해서웨이를 81억달러 차이로 밀어내고 5위 자리에 올랐다.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세 배인 2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전날의 발표가 페이스북 주가를 이틀 연속 밀어올렸다. 월 활동사용자도 17억1000만명으로 15% 늘어난 데 힘입어 페이스북 주가는 연초 대비 20%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도 2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49억달러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성적표를 내놨다. 모바일 기기와 비디오 콘텐츠 광고 판매가 급증하면서 매출 역시 21% 늘어난 21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4% 급등하며 797달러까지 솟구쳤다.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알파벳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12% 오르며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아마존도 이날 2분기 순이익이 8억5000만달러로 9배나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은 13억달러로 2.8배, 매출은 304억달러로 31% 늘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까지 올 들어 11% 오른 768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3556억달러까지 증가하며 벅셔해서웨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 들어 S&P500지수는 6.2%, 나스닥지수는 3% 상승했다.

‘팡’ 기업 중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만 성장세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 2분기 순이익은 4100만달러로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지만 신규 가입자가 170만명에 그치며 최근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주가도 91달러로 올 들어 20% 하락했지만 최근 5거래일간 7% 반등하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