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종이책을 손끝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마지막으로 덮는 책 표지의 무게가 새삼 묵직하게 느껴지는 시대다. 짧고 빠른 것의 연속인 세상에서 완독이 주는 보람과 여운은 가슴 한편 상당히 깊은 곳에 자리 잡는다. 하나의 흐름을 따라 긴 숨을 몰아쉴 일이 적어지면서 희소해진 감정이다.음악은 더욱 빠르게 나타났다가 소비된다. 온 감정을 집중해서 가사와 멜로디에 신경을 써보는 일이 귀해졌다. 그 가운데 꾸준히 '귀한 감정'을 살려내고 있는 팀이 있다. 10년 넘도록 뚝심 있게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는 그룹사운드 잔나비(최정훈, 김도형)의 이야기다.잔나비는 올해 정규 4집을 발매하며 1년 간 무려 22곡을 쏟아냈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오랜 시간 음원차트에서 롱런하며 예술성은 물론이고 대중성까지 얻었지만, 이들의 행보에서 느슨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계속 작업물을 내며 활동해온 데 이어 올해는 무려 정규앨범으로 재차 음악성을 증명해냈다.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작업실에서 만난 최정훈은 "어느 때보다 알차게 음악을 많이 만들었다. 한해가 끝나는 게, 숫자가 넘어가는 게 아쉬울 정도다. 몸이 조금 힘들어도 '앞으로 이렇게 더 재미있게 할 맛이 나겠구나' 생각이 드는 한해"라고 말했다. 김도형 역시 "매년 의미 있긴 했는데,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풍족했다. 작업물도 많았고 팬분들과 함께한 시간도 많았다"며 흡족해했다.앞서 잔나비는 이번 정규앨범 발매를 '번갯불콩대작전'이라고 정의했었다. 정규 프로젝트를 하나의 큰 계획으로 삼아 매일 직장인이 출근하듯이 작업실에 갔고, 곡 쓰는 걸 일로
정부가 K팝 진흥을 위해 5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서울과 경기 고양 등 지방자치단체에 아레나를 건립하는 한편 지방에 있는 체육관을 문화공연장으로 활용해 K팝 저변 확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K팝의 세계적 위상이 더 확고해질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문체부는 우선 K팝 공연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연장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내년에 지방 체육시설을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체육시설의 음향과 조명시설을 조금만 보강하면 공연장으로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2~3년 뒤에는 지자체에서 건설하고 있는 아레나를 활용해 공연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최 장관은 “중기적으로 서울 아레나, 고양 아레나 등 다양한 지자체에서 이미 아레나 건설을 시작하고 있다”며 “차질 없이 건설이 이뤄지면 2027년이나 2028년에 몇 개의 아레나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문체부는 또 5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돔구장을 짓겠다는 장기적 목표도 공개했다. 최 장관은 “우리도 5만 석 규모 돔구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스포츠용 돔구장을 공연장으로 쓰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리 스포츠와 공연 양쪽을 다 반영해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최 장관은 침체한 한국 영화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정책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 장관은 “영화·영상산업이 산업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겠다”며 “‘극
“관련 업종이 아닌데도 주변 가게에서 신고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요즘 자영업 경쟁이 워낙 치열하니까 어쨌든 손님을 뺏긴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단속 문제 때문에 결국 매장을 차리게 됐습니다.”15년째 붕어빵 장사를 하는 정모 씨(70)는 거리 노점을 접고 매장을 차린 데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약 17㎡(5평) 남짓한 매장에 정 씨가 매월 부담하는 임대료는 160만원. 그는 “노점을 처음 시작했을 땐 단속이 너무 잦아 붕어빵 구루마(이동식 수레) 두 대를 번갈아 가며 운영한 적도 있다”며 “지금은 임대료 부담이 있긴 하지만 단속 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어 마음은 편하다”고 털어놨다.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 노점이 사라지고 있다. 길거리를 가다 붕어빵을 사먹는 노점이 대다수였지만 최근 들어 트렌드가 바뀌는 모양새다. 단속이 강화하고 자영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점 대신 정식 매장을 열거나, 기존 점포에서 부수입을 위한 사이드 메뉴로 붕어빵을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간 붕어빵 상인들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붕어빵 대목'이 돌아왔다. 하지만 정작 붕어빵 노점은 자취를 감췄다. 붕어빵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까지 등장했으나 운영 여부가 제때 반영되지 않아 헛걸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15일 오후 붕어빵 앱에 표시된 영등포구와 용산구 일대 점포 7곳을 방문했는데 영업 중인 노점은 한 곳도 없었다. 길거리 노점상이 줄어든 것은 불법 노점 단속과 민원 신고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빵집이나 카페 인근의 붕어빵 노점이 어느정도 용인되는 분위기였다면, 근래에는 경기 침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