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데미갓워'
한국서 뼈아픈 실패 경험…'시장 선점' 중요성 깨달아
10년 전 중국과 닮은 인도…신작 '요다'로 1등 차지할 것
모바일게임사 ‘파라노이드조이’는 인도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네오위즈게임즈 사업팀장과 웹젠이미르게임즈 대표를 거친 강지훈 대표가 이끌고 있다. 강 대표는 모바일게임의 빠른 성장세를 보고 2013년 7월 파라노이드조이를 창업했다. 이듬해 첫 작품으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데미갓워’를 출시했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이때 ‘선점 효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강 대표는 “모바일게임 태동기인 2010년께 발빠르게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의 벽이 높았다”며 “모바일게임 시장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인 ‘퍼스트 무버’가 돼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국가에서 선두주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처음 눈여겨본 지역은 중동이었다. 웹젠이미르 시절 글로벌 동시접속자 20만명 이상을 기록한 온라인게임 ‘메틴2’를 운영해 해외 사업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중동에 들러 시장조사를 해 보니 한국 게임사를 비롯해 경쟁 업체가 이미 많았다.
강 대표는 경유지로 들른 인도에서 가능성을 봤다. 인구 13억명의 인도는 스마트폰 7억대 보급, 2018년 LTE(4세대 이동통신) 이용자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하드웨어 인프라가 갖춰졌지만 온라인 콘텐츠는 아직 부족했다. 게임은 포커 등 간단한 웹보드 게임이 대부분이고 게임 서비스업체도 한두 곳밖에 없었다. 그는 “인도 시장을 보니 10년 전 중국 느낌이 들었다”며 “여기서 1등을 차지한다면 큰 성장을 이룰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파라노이드조이의 목표는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게임 배급사가 되는 것이다. 인도 신화를 배경으로 한 RPG ‘요다’를 자체 개발해 지난 4월 현지에서 출시했다. 인도에서는 아직 생소한 장르지만 다운로드 인원이 10만명을 넘었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 탐방차 한 달에 한 번꼴로 인도를 찾는다는 강 대표는 “한국에서 일반화한 뽑기 아이템(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수익모델이 해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현지인 취향에 맞는 즐길거리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