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현대자동차보다 자국 공장에 파견·사내하도급 등 이른바 비정규직 근로자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자국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정규직은 늘리고 비정규직은 줄이고 있다. 반면 도요타는 자국 생산량을 줄이는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모두 늘려 대조를 이뤘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에서 정규직 6만3610명, 비정규직 1만207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요타의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이 회사의 고용 규모는 정규직 7만2721명, 비정규직 1만371명이다. 도요타의 비정규직이 현대차보다 164명 더 많다.

고용부가 고용 형태 집계를 시작한 2014년 3월 말 기준 현대차의 정규직은 6만253명, 비정규직은 1만1066명이었다. 2년 동안 정규직은 5.5% 늘어났고 비정규직은 7.7% 줄었다. 현대차는 사내하도급업체 근로자 노조(비정규직 노조)와 특별협의를 맺고 지속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 공정에서 일하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2014년 말 5400여명, 지난해 말 4700여명, 지난 6월 말 4300여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도요타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일본은 제조업 파견근로가 허용돼 있기 때문에 도요타의 비정규직은 대부분 인력 파견회사에 소속된 파견근로자들이다. 도요타의 파견근로자는 2006년 3월 말 1만9000여명으로 정규직(6만6000여명)의 30%를 차지할 정도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거 감원돼 2010년 3월 말에는 8725명까지 줄었다.

이후 도요타의 비정규직은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 2009년 3월 말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1만명을 다시 넘었다. 도요타는 2010년 372만여대로 줄었던 자국 내 생산량을 2013년 434만여대로 다시 늘리는 동안 정규직은 6만9125명(2011년 3월 말)에서 6만8240명(2014년 3월 말)으로 줄이는 대신 파견직을 8753명에서 9571명으로 늘려 생산량 증가에 대응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완성차업체는 파견근로자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견이 금지돼 사내하도급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한국 기업보다 경기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낫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자국 내 생산량은 2014년 412만여대, 지난해 398만여대로 줄어드는 추세다.

현대차는 국내 생산량을 2013년 182만대, 2014년 187만대, 2015년 186만대 등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