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노동조합이 파업을 준비하는 데 대해 “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한다는 것은 빨리 회사 문을 닫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 21일 사내에 배포한 소식지에 쓴 글을 통해 “파업은 국민의 마음을 우리에게서 돌아서게 만드는 명백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쟁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그룹과 오너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측면이 크지만, 우리의 파업은 국민에게 자금을 더 지원해달라는 의미로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리가 지원받는 돈은 국민의 혈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국민 5000만명이 우리를 무섭게 바라보고 있고, ‘밑 빠진 독 같은 대우조선을 살려두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예전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사장은 “서울과 거제 옥포를 오가며 받는 외부의 시선은 따끔한 수준을 넘어 통증에 가깝다”고 전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4~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파업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15일에는 거리 시위를 했다.

정 사장은 “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살아남겠다는 의지와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절박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