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준비를 마무리하러 미국으로 떠났다.

박태환은 17일 오전 전담팀과 함께 인천공항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초부터 호주 케언스에서 약 6주간 훈련을 하고 14일 일시 귀국한 박태환은 뉴욕을 거쳐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이동해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박태환은 출국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대한 생각은 매일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한 달 뒤 귀국할 때에는 웃으면서 목에 뭐라도 하나 걸고 와야죠"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그는 "안 좋은 긴장감을 가질 수 있으니 메달 욕심은 내려놓고 레이스를 하겠다"면서 "힘들게 나가게 된 올림픽이니 좋은 마무리를 짓고 싶다. 열심히 한 만큼 빛이 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우와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 올랜도에서는 현지시간 오는 30일 브라질로 출발할 때까지 2주간 머물 예정이다. 훈련 장소는 미국 내에서도 수영 명문학교로 알려진 올랜도 잭슨빌의 볼스 고등학교다.

박태환은 야외 수영장 시설을 갖춘 이 학교에서 시차 적응 등을 하며 끝나지 않은 도전을 준비한다. 전담팀의 김동옥 웨이트트레이너, 윤진성 컨디셔닝트레이너가 마무리훈련도 함께한다.

호주인 지도자 던컨 토드와 호주 국가대표 출신 로버트 헐리도 각각 코치와 훈련파트너로 박태환의 올림픽 준비를 돕는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박태환은 대한체육회 규정에 막혀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뻔했지만,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해 힘겹게 리우행을 확정지었다.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200m·400m·1,500m 네 종목에 출전하는 박태환은 현지시간 31일 결전지인 리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 여자 접영 100m·200m에서 8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을 노리는 안세현(21·SK텔레콤)도 이날 마무리 훈련 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SK텔레콤 전담팀과 함께 떠난 안세현은 댈러스를 경유해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 캠프를 차리고 오는 31일까지 훈련한다.

박태환의 옛 스승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준비해온 안세현은 5월 말 국내 훈련 중 터치패드를 찍다 오른 엄지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 여파로 3주 동안 훈련을 못 했지만 7월 1∼2일 호주 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해 접영 100m에서 58초50, 접영 200m에서 2분09초56으로 각각 2위에 오르는 등 올림픽 준비에 다시 속도를 냈다.

안세현은 "3주 훈련 공백이 아쉽지만 손가락은 가끔 신경 쓰일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면서 "준비는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종목 다 개인기록만 경신하면 결승 진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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