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 개최 비용 10배 넘는 마케팅 효과"
기아차도 5~6년째 한·미 투어 대회 스폰서
현대차, 내년부터 PGA 제네시스오픈 개최
국내외 고급 자동차 업체의 골프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과 고급 자동차 수요층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골프대회를 통한 브랜드 노출 효과도 노릴 수 있어 골프마케팅에 뛰어드는 자동차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 노출 효과 만점
올해 2회째를 맞은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상금랭킹 2위(5억3000만원)인 장수연(22·롯데)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8억원을 넘어선다. 올 시즌 4승, 상금랭킹 1위(7억600만원)를 독주하고 있는 박성현(23·넵스)과 순위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 BMW코리아는 우승자에게 1억원짜리 BMW 뉴 X5도 부상으로 준다. 상금 규모가 큰 만큼 참가 선수도 화려하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랭킹 1위인 이보미(28·혼마)도 3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뛴다. 업계 관계자는 “상금 규모가 클수록 톱랭커 참가율이 높기 때문에 대회가 크게 주목받는다”며 “이로 인한 브랜드 노출의 경제적 효과는 기업이 골프대회를 열기 위해 투입하는 금액의 10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골프대회를 열기 위해 30억~50억원을 투입하는 업체가 300억~500억원의 홍보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한·미 골프 영역 넓히는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활발한 골프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키면서 주력 시장인 미국 소비자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에서 매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토너먼트 대회에 새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다. 대회 명칭이 ‘제네시스오픈’으로 바뀐다. 미국 제네시스 브랜드 담당인 어윈 라파엘은 “타이거우즈재단이 운영을 맡은 이 대회는 PGA투어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4월 국내 투어 활성화를 위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2019년까지 후원협약을 맺고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를 신설했다. 투어 포인트 상금 제도를 둬 상위 10명에게 보너스 상금 3억원을 주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는 여자골프대회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010년부터 매년 ‘KIA클래식’ 대회를 열어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또 지난달 열린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제30회 한국여자오픈’의 상금 규모를 기존 7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했다. ◆렉서스, 마세라티도 ‘러브콜’
BMW 외에 여러 수입 자동차 업체도 KLPGA투어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4월 올해 처음으로 ‘렉서스 장타여왕 선발대회’를 열었다. 또 올해부터 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 네이밍 스폰서 협찬을 하고 있다. 이병진 렉서스코리아 마케팅담당 이사는 “선수 기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KLPGA투어의 미래 꿈나무들을 지원하면서 렉서스 브랜드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도 대당 가격이 1억원이 넘는 준대형 세단 ‘기블리’를 지난달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6’에 홀인원 선물로 내걸었다. 또 이정민(24·비씨카드)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여자골프대회를 찾는 갤러리들을 상대로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