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세금 대비 15.5% 달해
OECD 회원국 두 번째
GDP 대비로도 일곱 번째
소득·부가세 비중은 낮아
5일 국세청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는 전년에 비해 2조4000억원 늘어난 45조원 걷혔다. 국세청이 징수한 세금을 뜻하는 ‘국세청 세수(208조1615억원)’ 대비 21.6%, 관세청이 걷는 관세 등까지 포함한 ‘총국세(217조8851억원)’ 대비로는 20.6%에 달하는 수치다.
총국세에다 지방세를 더한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15.5%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들이 걷은 취득세 등록세 교육세 재산세 등 지방세 총액은 70조97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총국세를 더한 총조세는 288조8629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인 것으로 파악된다.
OECD가 2013년 소득 기준으로 27개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한국이 14.0%로 노르웨이(2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 다음으로는 뉴질랜드(13.8%) 룩셈부르크(12.4%) 이스라엘(11.1%)이 뒤를 이었다. OECD 평균은 8.3%였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한국의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여전히 노르웨이 정도를 빼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정치가 15.5%로 2013년보다 1.5%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법인세보다 소득세 조정해야”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높다. 조세재정연구원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국제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주요 세목별 세부담 수준의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경상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3.51%로 OECD 평균 2.92%를 웃돌았다.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34개 조사 대상국 중 일곱 번째로 높았다.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도 노르웨이(9.81%)였다. 이어 룩셈부르크(5.23%), 호주(5.01%), 칠레(4.88%), 뉴질랜드(4.27%) 순이었다.
법인세와 달리 소득세나 부가가치세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았다. 한국의 소득세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로 OECD 평균 8.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부가세의 GDP 비중도 한국은 4.3%로 OECD 평균 6.3%에 비해 2.0%포인트 낮았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조세재정연구원은 세수를 늘려야 할 경우 소득세와 부가세를 우선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한국의 법인세는 최적의 법인세율 수준보다 약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라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세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