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은 지난 4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신금융그룹 본사에서 우둥량 타이신금융 회장과 멤버십 포인트 교환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금융 제공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은 지난 4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신금융그룹 본사에서 우둥량 타이신금융 회장과 멤버십 포인트 교환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쌓은 하나멤버스 포인트를 이르면 9월부터 대만 패밀리마트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이 하나멤버스 가입자 수 500만명 돌파를 계기로 대만 5위권 금융그룹인 타이신금융과 포인트 교환 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국내 멤버십 포인트를 해외에서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하나 멤버십 포인트, 대만서도 쓴다
하나금융은 소매금융에 강점이 있는 타이신국제상업은행과 멤버십 포인트 교환을 위한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하나금융 6개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쌓은 하나머니(1하나머니=1원)와 타이신은행의 포인트 교환이 가능해졌다. 하나멤버스 가입자는 대만에서 타이신은행의 제휴처인 패밀리마트 등에서 하나머니로 대금을 결제하고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타이신은행 고객 역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GS25 등 하나멤버스 제휴처에서 포인트로 물품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대만에 이어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주요 금융그룹과 포인트 교환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의 해외 진출은 하나금융의 거래 채널을 확장하고 해외 고객 기반을 새롭게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머니는 오프라인 대금 결제가 가능하고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앞세워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하나머니 사용액(출시 이후 8개월 기준)의 40%가량이 상품 구매에 사용됐다고 하나금융은 설명했다. 하나멤버스 가입자 수는 지난달 말 기준 500만명을 웃돌았다. 작년 10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이다. 하나멤버스 가입자의 약 22%는 하나금융 계열사와 거래가 전혀 없던 신규 고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익성보다 소비자 혜택과 고객 기반 확대를 목표로 한 하나멤버스의 마케팅 전략이 적중한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 포인트 통합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편 덕분에 빠르게 고객을 늘리고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하나멤버스 마케팅이 성과를 내면서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우리은행 등도 통합 멤버십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말 7개 계열사가 함께 운영하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신한판클럽을 내놨다. 우리은행도 이달 초 위비멤버스를 출시했다. KB금융은 올 하반기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통합 멤버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포인트를 ATM에서 현금으로 출입하는 서비스에 대해 특허 신청을 한 상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