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수레바퀴' 언급했던 朴대통령, 與의원 오찬서 국정협력 당부
내달 중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과 오찬 추진…국회소통도 강화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의 청와대 오찬 회동을 계기로 집권 후반기 여권 결집을 통한 국정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의 오찬은 여소야대 20대 국회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여권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보도 간섭 의혹 녹취록' 논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관련한 청와대 서별관 회의 문제 등으로 대여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당청간 단합을 다지는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다.

여기에다 박 대통령 임기가 1년 7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 내에서 원심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이번 회동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20대 총선 패배 이후 새누리당이 총선 패인,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 등을 놓고 계파 갈등을 노출한 데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친박계가 분화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박계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후반기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면서 핵심 국정과제에 대한 당의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회견에서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이게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지난 4월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당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로서, 나라가 발전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선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청간 호흡을 강조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 의원들과 오찬 회동의 의미는 무엇보다 단합"이라며 "박 대통령이 경제·안보의 이중위기 상황 속에서 진솔하게 여당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국정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추진하는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4대 개혁 완수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개혁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부문 개혁을 차질없이 완수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그 성과를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대북제재·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한 국제공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단합·단결의 필요성을 재차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내달 중 국회의장단 및 여야 상임위원장단과 오찬 회동을 추진하는 등 대(對)국회 소통 행보도 강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 앞서 국회의장단 등과의 만남을 먼저 추진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박 대통령의 행보가 여당과의 협조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회와의 소통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일정 조율 과정 속에서 여당의원들과 먼저 오찬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