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한화)이 암을 이겨내고 필드에 복귀한 지 14개월 만에 금호여자골프 대회에서 우승하며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이민영은 3일 중국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장(파72·614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중국 여자골프 최고 스타인 세계랭킹 12위 펑산산을 1타차로 따돌린 이민영은 2014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셜 이후 2년 만에 통산 네 번째 K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3월 신장암 수술을 받고 두 달 동안 치료와 재활 끝에 필드에 복귀한 이민영에게는 한결 뜻깊은 우승이다.

암을 이겨낸 뒤에도 작년과 올해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한두 타 차이로 밀렸기 때문에 이번 우승이 더욱 기쁘다.

지난해 두 달을 쉬고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14위를 차지해 정상급 실력을 과시한 이민영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8위(2억7584만원)로 올라섰다.

장하나(비씨카드)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민영은 전날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핀 위치 탓에 대부분 선수가 타수를 잃는 와중에 나 홀로 맹타를 휘둘렀다.

3번홀(파4)에서 이글성 버디로 포문을 연 이민영은 3개 홀 연속 버디로 단숨에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민영은 13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데 이어 어프로치샷 실수로 이날 첫 보기를 적어낸 바람에 펑산산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민영은 14번홀(파4) 3m 버디, 16번홀(파5) 1m 버디를 잡아내 12번(파4), 15번홀(파4)에서 1타씩 잃은 펑산산을 4타차로 따돌렸다.

이민영은 17번홀(파3) 티샷 실수로 1타를 잃었지만 18번홀(파4)를 파로 마무리 지어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출전한 선수 67명 가운데 언더파 성적을 적어낸 선수는 이민영을 포함해 6명 뿐이었고 이민영의 68타는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로 기록됐다.

작년에 김효주(롯데)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던 펑산산은 17번홀(파3), 18번홀(파4) 연속 버디로 1타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2년 연속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민영의 우승으로 KLPGA투어가 해외에서 외국 투어와 공동으로 치른 16개 대회에서 모두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오르는 강세를 이어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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