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배당 계획도 없어…라인 "배당보다 성장에 집중"

네이버가 일본에서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키운 알짜 자회사 라인이 지분을 전량 보유한 한국 네이버에 단 한 차례도 배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국내 비상장 회사인 호텔롯데 등으로부터 거액의 배당을 챙겨간 것과 정반대 사례라 주목된다.

15일 라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일본 증권거래소(JPX)에 제출한 상장 심사 서류를 보면, 라인은 회사 설립 이래 배당을 약속하거나 실제 현금 배당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라인은 이 서류에서 "앞으로의 배당은 회사의 금융 상황, 영업 성과, 이익유보금 수준, 자본 수요 등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상장을 하더라도) 당분간 배당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라인 상장 후에도 70%대 지분율을 유지한다.

앞서 네이버는 2000년 이후 일본 현지에 한게임재팬, 네이버재팬, NHN재팬 등을 설립했는데, 한게임재팬, 네이버재팬은 NHN재팬으로 통합됐고, NHN재팬은 라인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네이버는 라인 대표이사를 일본인으로 선임했으나 한국에서 전문가를 다수 파견해 경영에 관여하게 했다.

이번 상장으로 돈방석에 앉은 신중호 최고글로벌경영자(CGO)도 그중 하나다.

라인은 네이버의 지원에 힘입어 2014년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일본을 비롯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라인 서비스가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시점부터다.

2013년 매출 4천390억원, 영업손실 860억원을 거둔 라인은 2014년 매출 9천570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작년 매출 1조3천35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라인은 상장을 앞두고 마케팅비를 축소하는 등 손익을 관리한 결과 1분기에만 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연말에도 배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라인 관계자는 "비상장 회사로서 성장에 무게를 두고 배당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어차피 지분 100%를 네이버가 갖고 있어서 주주 환원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돈을 버는 주요 계열사를 한국에 두고, 일본 지주회사에서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가져가 '국부(國富) 유출' 논란을 빚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사례와 정반대로 볼 여지가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 계열사들로부터 최근 5년간 561억8천300만원에 달하는 배당을 받았다.

특히 비상장 회사인 호텔롯데의 배당액이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은 일본에서 극우 세력으로부터 한국 기업이라고 지적받을 때마다 현지 서비스임을 강조해왔다"며 "롯데가 한국 기업을 자처하는 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소비자나 투자자 여론을 고려할 때 라인은 앞으로도 배당을 실시·확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