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초교는 거제와 연결된 섬 가조도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다. 전교생 70여명이 모두 악기를 하나씩 연주할 수 있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원하는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뒤 방과 후 전교생이 클라리넷과 플루트, 색소폰 등을 익힌 결과다.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과 학부모도 악기를 배우며 아이들과 소통했다. 꿈소리 앙상블은 오는 10월 거제시청 행사에서 특별공연을 하고 11월에도 지역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지방의 소규모 초·중·고교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은 전교생이 4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에 3~4년간 학교당 2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배울 기회를 준다. 대상 학교가 2008년 10곳에서 올해 50곳으로 늘었다. 교과목은 국악과 양악, 영화, 연극, 뮤지컬,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하다.
지난달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2016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장에서 광주 양동초교 학생들은 5·18을 주제로 광주의 역사적 아픔을 그린 연극 ‘응답하라 1980’을 공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대본 작성부터 연기까지 모두 초등학생들이 해냈다는 사실에 관객은 놀라워했다. 양동초교 학생들은 지난해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뒤 다양한 예술 과목을 배우고 있다.
경기 양평 세월초교는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뒤 마을 공동체 활동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 학교는 교내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마을 주민에게 개방해 ‘커뮤니티 아트’로 확장했다. 커뮤니티 아트는 지역 주민이 모여 문화예술 활동을 즐기면서 주민 간 소통과 지역 변화를 이끄는 예술공동체를 의미한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따라 출범했다. 전체 사업예산은 2005년 88억원에서 올해 129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예산의 60%를 학교의 문화예술 활성화 사업에 지원한다.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가르치는 예술강사는 2005년 1628명에서 올해 5047명으로 3.1배 늘었고. 예술강사 지원 혜택을 받는 학교도 같은 기간 3214곳에서 8776곳으로 2.7배 늘었다. 강사들은 국악, 연극, 영화, 무용, 애니메이션, 공예, 사진, 디자인 등 8개 분야 문화예술을 교육한다.
주성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전 국민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