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통폐합…근무기간 연장…해외 전략 다시 짜는 은행들
국내 은행들이 해외 사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영업 반경이 겹치는 해외 지점을 통폐합하고 해외 지점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보내는 등 인사 기준도 바꾸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있는 세 개 지점(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지점의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가별로 지점을 따로 두다 보니 각 지점의 자본금 규모에 따라 거액여신을 취급하지 못하는 등 현지 영업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게 KEB하나은행의 내부 분석이다.

KEB하나은행은 해외 지점 인력 운영방식도 재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지점 직원 배치가 ‘특혜성’ 인사로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부터 철저하게 ‘전문성’을 잣대로 해외 지점에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통상 3~4년인 해외 지점 파견자의 근무기간도 성과에 따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해외 점포장 선정 기준을 종전 ‘지점장급 이상’에서 ‘부지점장급 이하’로 바꿨다.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을 보내 오랜 기간 근무하게 하는 게 현지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글로벌 전문인력 제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제도는 6개월간 전 세계 각국에 가족 동반 없이 단신 부임해 시장 조사 등의 업무를 맡는 내부 연수 프로그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해외 지점 발령자의 절반 이상이 글로벌 전문 인력 제도를 거친 직원들”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글로벌 영업담당 임원은 “과거에는 해외 네트워크를 늘리고 자산을 불리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은행들의 해외 영업 전략이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