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與가 화답할 때…상임위 배분, 집권당이 양보할 차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일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원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했다.

법사위(원장)를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이제는 새누리당이 화답할 차례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여소야대 정신에 맞게 야당 출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는 "법사위(원장)를 야당이 가져가겠다고 한 것은 현재 야당인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고, 특정당이 운영, 예결, 법사위를 독식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의 원리로 국회가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에서 특정당이 운영, 예결, 법사위를 독차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대 국회를 법에 정해진 시점에 개원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며 입장 선회 배경을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나 "상임위 배분에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잘 작동하도록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야당들에 양보할 차례라고 촉구한다"고 언급,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을 차지하는 것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그동안 국회의장에 더해 운영위, 예결위, 법사위 3곳 중 1곳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우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문제를 해결해놓으면 나머지는 충분히 얘기할 수 있다"며 '운영위와 예결위 중 하나를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는 대답을 못한다"고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이어 "상임위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서로 윈윈하도록 맞춰봐야 한다"면서도 "우리가 계속 양보만 하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 이제는 여당이 화답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법사위 양보 방침 등에 대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도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가 정무위와 운영위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는 원구성 협상 관련 질문들에 일절 함구한 채 "노코멘트"라고만 답했다.

박 완주 원내 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서 '법사위를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협상테이블에 나오면 (논의) 하면 되지, 소설 안써도 된다"며 "여당은 여당답게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야당은 야당답게 할 수 있도록 나머지 상임위 배분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6월7일 개원되려면 오늘 중에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면서 "한 가지 경고하고자 한다.

새누리당의 협상 태도와 협상 전략 변화에 만약 청와대가 개입했다면 이것은 다시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