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휘거장 차그로제크 "슈베르트·말러의 상반된 '이별 선율' 들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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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시향과 공연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1797~1828)는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다. 고전주의의 엄격한 형식과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우면서도 시적인 선율을 선보이며 초기 낭만파를 이끌었다. 이런 흐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후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거장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음악엔 짙은 고독과 염세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독일의 지휘 거장 로타어 차그로제크(74·사진)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두 작곡가의 가장 잘 알려진 교향곡을 한자리에서 들려준다. 오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말러의 ‘대지의 노래’다. 차그로제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두 작곡가는 오스트리아 낭만파 음악가란 공통점이 있지만 각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며 “‘미완성’과 ‘대지의 노래’를 들으며 이별을 대하는 두 사람의 상반된 태도를 느껴보라”고 말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한스 스바로프스키 등 전설적인 거장들에게 지휘를 배운 그는 2011년까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후 베를린필하모닉, 런던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서울시향과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거장들에게 배우며 지휘자의 작품 해석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며 “서울시향과 함께 이 곡들을 잘 풀어내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은 4악장으로 이뤄진 대부분의 교향곡과 달리 2악장으로 구성됐다. 2악장에는 이별의 순간이 온 듯 격정적인 선율이 나오지만, 곧 차분하고 조용하게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그는 “슈베르트는 죽음을 평화로운 것으로 표현해 ‘미완성의 완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말러는 1907년 ‘대지의 노래’를 작곡할 무렵 큰 어려움을 겪었다. 빈 오페라극장 총감독직에서 물러났고, 큰딸이 병으로 죽었으며, 말러 자신도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말러는 이런 복잡한 심경을 곡에 담았다. 차그로제크는 “말러 작품엔 천국에 대한 갈망부터 죽음에 대한 두려움, 체념의 정서가 나타나 있다”며 “두 작품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다양한 이별의 모습을 표현하겠다”고 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독일의 지휘 거장 로타어 차그로제크(74·사진)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두 작곡가의 가장 잘 알려진 교향곡을 한자리에서 들려준다. 오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말러의 ‘대지의 노래’다. 차그로제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두 작곡가는 오스트리아 낭만파 음악가란 공통점이 있지만 각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며 “‘미완성’과 ‘대지의 노래’를 들으며 이별을 대하는 두 사람의 상반된 태도를 느껴보라”고 말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한스 스바로프스키 등 전설적인 거장들에게 지휘를 배운 그는 2011년까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후 베를린필하모닉, 런던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서울시향과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거장들에게 배우며 지휘자의 작품 해석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며 “서울시향과 함께 이 곡들을 잘 풀어내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은 4악장으로 이뤄진 대부분의 교향곡과 달리 2악장으로 구성됐다. 2악장에는 이별의 순간이 온 듯 격정적인 선율이 나오지만, 곧 차분하고 조용하게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그는 “슈베르트는 죽음을 평화로운 것으로 표현해 ‘미완성의 완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말러는 1907년 ‘대지의 노래’를 작곡할 무렵 큰 어려움을 겪었다. 빈 오페라극장 총감독직에서 물러났고, 큰딸이 병으로 죽었으며, 말러 자신도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말러는 이런 복잡한 심경을 곡에 담았다. 차그로제크는 “말러 작품엔 천국에 대한 갈망부터 죽음에 대한 두려움, 체념의 정서가 나타나 있다”며 “두 작품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다양한 이별의 모습을 표현하겠다”고 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