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6포인트(0.04%) 오른 1947.54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1940선까지 밀려나면서 3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에서는 6월 금리인상 '잡음'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간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정책 개선 동력(모멘텀)의 부재와 더불어 중소형주 관련 수급 여건도 작년과 같지 않다는 점에서 대형주 휴식기에 중소형주가 대안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의사록 공개 이후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정책 공조와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오는 21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27일 G7 정상회의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급 상황에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중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이슈는 다음 주부터 국내 증시 수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MSCI 관련 이슈들은 총 네 가지다. 이달 31일 확정되는 MSCI 반기 리뷰에 따른 관련 조정 재조정(리밸런싱)과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완전 편입, 다음 달 15일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 여부와 한국 시장의 선진국 편입 예비 심사 등이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예정된 반기 리뷰와 중국 ADR 완전 편입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전체 매도 규모는 약 8500억~1조1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다음 달 중국 A주의 EM 편입 여부와 한국 시장의 선진 시장 분류 여부는 발표전까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EM 편입이나 한국의 선진시장 분류 중 어느 하나라도 실현될 경우 직접적인 수급 영향은 내년부터겠지만, 투자 심리면에서는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5~6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하반기 경기 개선 조짐을 기대하는 전망들도 제기된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6월 대외 불확실성을 먼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불확실성이 해소,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며 "코스피 기준 의미 있는 지지대는 장기 10년 이동평균선(1850)으로 1차 지지 영역인 1900선 부근에서 저가 매수를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는 것도 우호적인 증시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유가가 18일 장중 한때 배럴당 49달러를 기록했다"며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데 비관 일색이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유가 전망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WTI 유가 상승은 미국 및 신흥국 경기 개선세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며 "50달러대에 근접한 유가 덕에 미국과 신흥국의 경기 개선세는 2~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이후 유가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이하 CPI) 역시 반등했다. 4월 CPI는 전년 대비 1.1%, 에너지와 식품 부문을 제외한 핵심 CPI는 2.1% 상승했다.
안 연구원은 "CPI가 상승하면서 향후 인플레 기대 심리 역시 동반 상승,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2008년 미국 10년 기대 인플레 추이는 MSCI 신흥국 지수와 상관계수 0.9 수준으로 동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