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프트 수출파워 세계를 연다] "한국산은 믿고 산다"…롯데백화점 따라간 중기 제품, 동남아선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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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이드 인 코리아' 판로 뚫은 K쇼핑
유통업체 '될성부른 제품' 골라 현지 소개
베트남 백화점 입점 동대문 패션 '매출 톱3'
사업 접으려던 빨래건조대 중기 70억 수출
유통업체 '될성부른 제품' 골라 현지 소개
베트남 백화점 입점 동대문 패션 '매출 톱3'
사업 접으려던 빨래건조대 중기 70억 수출
지난 3일 롯데백화점 베트남 하노이점 3층. ‘케일리시’라는 브랜드 매장이 베트남 여성들로 북적였다. 여성복뿐 아니라 남성복, 아동복, 잡화까지 갖춘 매장은 자라와 같은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로 보였다. 하지만 이곳 제품은 전부 서울 동대문에서 온 것들이었다.
케일리시는 롯데백화점 상품기획자(MD)가 동대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골라 통합 판매하는 브랜드다. 황경호 롯데백화점 베트남 법인장은 “한국 패션 제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베트남에서 잘 팔린다”며 “케일리시는 여성복 브랜드 중 항상 매출 순위 3위 안에 든다”고 설명했다. 국내 ‘무명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동남아에선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고급 제품 대접을 받고 있다. 명품 대접 받는 한국 핸드백
한국에서는 중저가 브랜드지만 해외에서 ‘명품’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 제품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이들 제품을 눈여겨본 유통업체가 현지 판매망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한 성과다.
2011년 페이퍼플레인이라는 브랜드는 3만원대 중저가 운동화를 국내에 내놨다. 온라인을 통해 판매했지만 국내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고,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에 나가는 것은 힘겨웠다. 지난해 상황이 달라졌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를 통해 수출길이 열렸다. 이 운동화는 말레이시아에서 최고급 운동화로 인정받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탤런트 송혜교가 신은 운동화와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커다란 눈 모양 장식의 가방을 생산하는 플레이노모어도 비슷하다. 이 브랜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롯데쇼핑 애비뉴의 힐앤토드라는 편집매장에 입점했다. 힐앤토드는 MD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와 명품을 골라 판매하는 곳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힐앤토드 매장은 한국 브랜드 일색이다. 한국산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소비자를 위해 제품의 80% 이상을 한국산으로 채웠다. 남승우 롯데백화점 자카르타점장은 “힐앤토드 매장 매출 중 40%가량이 플레이노모어 제품”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고전하는 중소기업 소형가전 제품 등도 말레이시아에선 인기다. 전기그릴 등 주방 가전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김호석 11번가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라도 한국산이라고만 하면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한다”고 전했다.
인도 진출로 기사회생한 中企
철수를 검토하던 중소기업이 유통업체와 함께 해외시장을 개척해 되살아난 사례도 있다.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홈파워는 2010년 빨래 건조대 생산 설비를 매각하려 했다.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가 어려워 저가 경쟁이 벌어진 탓이다. 시장 철수를 검토하던 홈파워는 상품 공급을 담당하는 CJ IMC로부터 인도 홈쇼핑 SCJ에 빨래건조대를 수출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탈수하지 않은 무거운 전통의상을 아무 곳에서나 건조하는 모습을 본 CJ IMC가 한국 빨래건조대의 성공 가능성을 본 것. CJ IMC는 2010년 12월부터 홈파워 빨래건조대를 팔기 시작했다. 1개월 분량의 재고를 1주일 만에 다 팔았다. 이듬해엔 8만개를 팔았다. CJ오쇼핑은 기후가 비슷한 동남아 시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5년간 이 제품은 인도, 베트남, 태국, 터키, 필리핀 등에서 총 70억원어치가 팔렸다.
신발 보관함인 ‘더블더블’은 인도에서 인기다. 인도의 소형 아파트에는 현관이 없어 신발 수납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적지 않다. CJ오쇼핑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인 씨쓰리아이디 제품에 주목했다. 수평으로 나란히 놓는 신발을 수직으로 쌓아 수납공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신발장이다. 윤승로 CJ오쇼핑 인도 법인장은 “2011년 말 판매를 시작한 뒤 꾸준히 판매 순위 상위권에 들고 있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 △중국 베이징·상하이=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태국 방콕/싱가포르=정인설 기자(팀장) △일본 도쿄·오사카/괌=이태훈 기자 △베트남 하노이·호찌민/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강영연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멕시코 멕시코시티=강진규 기자 △서울=이수빈 기자
케일리시는 롯데백화점 상품기획자(MD)가 동대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골라 통합 판매하는 브랜드다. 황경호 롯데백화점 베트남 법인장은 “한국 패션 제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베트남에서 잘 팔린다”며 “케일리시는 여성복 브랜드 중 항상 매출 순위 3위 안에 든다”고 설명했다. 국내 ‘무명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동남아에선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고급 제품 대접을 받고 있다. 명품 대접 받는 한국 핸드백
한국에서는 중저가 브랜드지만 해외에서 ‘명품’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 제품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이들 제품을 눈여겨본 유통업체가 현지 판매망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한 성과다.
2011년 페이퍼플레인이라는 브랜드는 3만원대 중저가 운동화를 국내에 내놨다. 온라인을 통해 판매했지만 국내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고,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에 나가는 것은 힘겨웠다. 지난해 상황이 달라졌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를 통해 수출길이 열렸다. 이 운동화는 말레이시아에서 최고급 운동화로 인정받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탤런트 송혜교가 신은 운동화와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커다란 눈 모양 장식의 가방을 생산하는 플레이노모어도 비슷하다. 이 브랜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롯데쇼핑 애비뉴의 힐앤토드라는 편집매장에 입점했다. 힐앤토드는 MD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와 명품을 골라 판매하는 곳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힐앤토드 매장은 한국 브랜드 일색이다. 한국산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소비자를 위해 제품의 80% 이상을 한국산으로 채웠다. 남승우 롯데백화점 자카르타점장은 “힐앤토드 매장 매출 중 40%가량이 플레이노모어 제품”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고전하는 중소기업 소형가전 제품 등도 말레이시아에선 인기다. 전기그릴 등 주방 가전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김호석 11번가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라도 한국산이라고만 하면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한다”고 전했다.
인도 진출로 기사회생한 中企
철수를 검토하던 중소기업이 유통업체와 함께 해외시장을 개척해 되살아난 사례도 있다.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홈파워는 2010년 빨래 건조대 생산 설비를 매각하려 했다.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가 어려워 저가 경쟁이 벌어진 탓이다. 시장 철수를 검토하던 홈파워는 상품 공급을 담당하는 CJ IMC로부터 인도 홈쇼핑 SCJ에 빨래건조대를 수출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탈수하지 않은 무거운 전통의상을 아무 곳에서나 건조하는 모습을 본 CJ IMC가 한국 빨래건조대의 성공 가능성을 본 것. CJ IMC는 2010년 12월부터 홈파워 빨래건조대를 팔기 시작했다. 1개월 분량의 재고를 1주일 만에 다 팔았다. 이듬해엔 8만개를 팔았다. CJ오쇼핑은 기후가 비슷한 동남아 시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5년간 이 제품은 인도, 베트남, 태국, 터키, 필리핀 등에서 총 70억원어치가 팔렸다.
신발 보관함인 ‘더블더블’은 인도에서 인기다. 인도의 소형 아파트에는 현관이 없어 신발 수납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적지 않다. CJ오쇼핑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인 씨쓰리아이디 제품에 주목했다. 수평으로 나란히 놓는 신발을 수직으로 쌓아 수납공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신발장이다. 윤승로 CJ오쇼핑 인도 법인장은 “2011년 말 판매를 시작한 뒤 꾸준히 판매 순위 상위권에 들고 있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 △중국 베이징·상하이=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태국 방콕/싱가포르=정인설 기자(팀장) △일본 도쿄·오사카/괌=이태훈 기자 △베트남 하노이·호찌민/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강영연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멕시코 멕시코시티=강진규 기자 △서울=이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