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김재홍 KOTRA 사장 "수출부진은 구조적…중소기업·소비재 앞세워 돌파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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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사람=김태완 오피니언부장
수출증대 위해 팔 걷어붙인 김재홍 KOTRA 사장
수출 중소기업 내년까지 10만개로 늘릴 것
중국 수출은 고급소비재·영유아 제품 유망
대통령 순방때 여는 1대 1 상담회 효과 커
수출증대 위해 팔 걷어붙인 김재홍 KOTRA 사장
수출 중소기업 내년까지 10만개로 늘릴 것
중국 수출은 고급소비재·영유아 제품 유망
대통령 순방때 여는 1대 1 상담회 효과 커
수출로 성장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 수출은 41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2% 급감했다. 16개월 연속 하락세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16개월 동안 161일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 비행 거리는 46만㎞, 지구 11바퀴 반이다. 32개국 46개 도시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수출을 다시 늘리려면 수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신흥국, 중간재에 쏠린 한국 수출 구조에 중소기업, 선진국, 소비재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 육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국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3%가 채 안 된다”며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수출 중소기업을 9만2000여개에서 10만개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수행한 뒤 스리랑카 콜롬보무역관에서 지역 무역관장 회의를 주재하고 돌아온 김 사장을 서울 양재동 KOTRA 사무실에서 만났다. ▷수출이 계속 줄어 걱정입니다.
“대외 여건 악화와 한국 수출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고 저유가도 지속되고 있죠. 경쟁국 통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외부 상황은 당분간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이겨낼 힘이 있느냐입니다. ‘체질 개선’이 시급합니다. 일각에선 수출이 안 되니까 내수를 키우자는 얘기를 합니다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한국 경제는 처음부터 세계를 무대로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성장한 겁니다. 내수는 한계가 빨리 옵니다.”
▷‘체질 개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요.
“우선 수출 중소기업을 늘려야 합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33.8%에서 지난해 35.9%로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9%에 못 미칩니다. 독일은 중소기업 비중이 70%가 넘습니다. 그만큼 건강한 구조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무역이 1조달러를 넘었는데도 국내 경기와 연결이 안 됐습니다. 대기업 수출은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대기업의 13대 수출 주력 품목이 전체 수출의 79%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수출 中企 전체의 3% 불과
▷수출 중소기업을 늘리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수출 중소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9만2000여개입니다. 전체 중소기업의 3%도 안 됩니다. 바꿔 말하면 수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97%나 된다는 얘기죠. 제 임기인 2017년까지 10만개는 돼야 합니다. 지난해 KOTRA는 내수만 하던 기업 1400개를 지원했고 그중 550개사가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수출기업 5000개 육성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KOTRA가 45%인 2240개를 맡기로 했습니다.”
▷수출하려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습니까.
“수출 아이템에 맞는 시장 발굴과 바이어 주선, 법규 등 각종 자문까지 수출에 관한 모든 것을 지원합니다. 해외 상품전도 열고 86개국 126개에 달하는 KOTRA 현지 무역관이 지사 역할을 합니다. 현지 무역관은 한국 상품에 관심 있는 현지 유통업체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팔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등 필요한 정보를 항시 수집합니다. ‘수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는 기업인이라면 KOTRA에 전화만 하면 됩니다.
▷대통령 해외 방문 때 열리는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가 중소기업 수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대기업 위주로 경제사절단이 꾸려졌죠. 지난해 3월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때 처음 중소기업을 위한 1 대 1 상담회가 열린 뒤 고정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2013년 미국 방문 때 참여 기업 41개 중 중소기업은 24개였습니다. 지난 4월 미국 방문 때는 108개 중 중소기업이 95개로 늘었습니다. 대통령이 보증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거래 성사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애초 네 명이던 KOTRA 정상외교 지원팀을 지난해 5월 정상외교 경제활용지원센터로 격상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수출이 계속 어렵지 않을까요.
“한국 수출물량의 58%가 신흥국으로 갑니다. 중국 비중은 26%나 됩니다. 중국 성장이 둔화하면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중국을 포기할 순 없죠. 중국의 변화에 맞춰 대응해야 합니다. 핵심은 소비재입니다. 중국 수출 가운데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 비중이 71.8%에 달하는 데 비해 소비재는 6.5%에 불과합니다. 고급 소비재와 친환경 제품, 영유아 제품은 한국산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선진국 수출시장 다변화도 필요
▷소비재의 중국 수출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중국은 땅이 넓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현지 유통업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T몰과 징둥, 바이두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하면 소비재를 쉽게 수출할 수 있습니다. KOTRA는 이들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 입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한류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달 다른 기관과 함께 선양과 충칭에서 한류상품 박람회를 열 계획입니다.”
▷선진국을 포함한 수출시장 다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합니다. 미국은 스마트홈이나 디지털 헬스케어 등 혁신 제품 수요가 많습니다. 또 항공과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의 밸류체인에 점진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수출 확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쪽은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인프라 프로젝트 부문에서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에선 전력, 수처리, 통신, 병원 등 인프라 구축에 참여해야 합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맞춘 부품류 수출이 유망하고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특수를 노려야 합니다.”
▷이번 이란 방문 성과는 어땠습니까.
“대통령 방문 기간인 지난 2일 열린 1 대 1 비즈니스상담회는 규모와 성과 모두 역대 최대였습니다. 한국 기업 123개와 이란 바이어 494곳이 904건의 상담을 했고 5억달러가 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방 중소기업이 49개로 40%를 차지했고요. 이란에선 양대 완성차업체인 호드로와 사이파, 최대 슈퍼마켓체인인 레파 등 대표 기업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거래를 꺼리던 이란 바이어는 우리 임플란트업체인 덴티스가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것을 보고 5000만달러어치의 수입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이란에 진출할 때 우리 기업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합니까.
“이란 정부는 외국 제품을 수입할 때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각종 승인 및 등록 업무와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는 에이전트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유능하고 성실한 에이전트를 만나는 게 첫 번째입니다. 이란에서 번 돈을 한국으로 보내는 과실 송금은 법적으로는 제한이 없지만 실제로는 투자계약서에 명시된 범위에서만 허용되며 세금 납부 등 법적 의무를 완수해야 합니다. 부동산 취득은 법인 명의로만 가능하고요. 또 이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매년 근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김재홍 사장은…
산업·기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 전문가다.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업무를 추진해 부하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공직생활 중에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부품·소재특별법 효력 연장,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 발굴, 산업융합촉진법 제정, 한국기술센터 설립 등을 주도했다. 2013년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시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특허 분쟁을 깔끔하게 중재해 주목받았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 설계에 관여하는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발휘해 지난해 1월 KOTRA 사장에 선임됐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해 세계 무역현장을 앞장서 뛰어다닌 덕분에 ‘수출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출 성과를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 간 개방형 협업을 강조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1958년 대구 출생 △1976년 서울 중앙고 졸업 △한양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행정학 석사 △한양대 행정학 박사 △행시 26회 △산업자원부 과장, 국장 △한나라당 지식경제수석전문위원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단국대 석좌교수
정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김재홍 KOTRA 사장은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16개월 동안 161일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 비행 거리는 46만㎞, 지구 11바퀴 반이다. 32개국 46개 도시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수출을 다시 늘리려면 수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신흥국, 중간재에 쏠린 한국 수출 구조에 중소기업, 선진국, 소비재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 육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국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3%가 채 안 된다”며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수출 중소기업을 9만2000여개에서 10만개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수행한 뒤 스리랑카 콜롬보무역관에서 지역 무역관장 회의를 주재하고 돌아온 김 사장을 서울 양재동 KOTRA 사무실에서 만났다. ▷수출이 계속 줄어 걱정입니다.
“대외 여건 악화와 한국 수출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고 저유가도 지속되고 있죠. 경쟁국 통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외부 상황은 당분간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이겨낼 힘이 있느냐입니다. ‘체질 개선’이 시급합니다. 일각에선 수출이 안 되니까 내수를 키우자는 얘기를 합니다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한국 경제는 처음부터 세계를 무대로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성장한 겁니다. 내수는 한계가 빨리 옵니다.”
▷‘체질 개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요.
“우선 수출 중소기업을 늘려야 합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33.8%에서 지난해 35.9%로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9%에 못 미칩니다. 독일은 중소기업 비중이 70%가 넘습니다. 그만큼 건강한 구조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무역이 1조달러를 넘었는데도 국내 경기와 연결이 안 됐습니다. 대기업 수출은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대기업의 13대 수출 주력 품목이 전체 수출의 79%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수출 中企 전체의 3% 불과
▷수출 중소기업을 늘리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수출 중소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9만2000여개입니다. 전체 중소기업의 3%도 안 됩니다. 바꿔 말하면 수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97%나 된다는 얘기죠. 제 임기인 2017년까지 10만개는 돼야 합니다. 지난해 KOTRA는 내수만 하던 기업 1400개를 지원했고 그중 550개사가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수출기업 5000개 육성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KOTRA가 45%인 2240개를 맡기로 했습니다.”
▷수출하려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습니까.
“수출 아이템에 맞는 시장 발굴과 바이어 주선, 법규 등 각종 자문까지 수출에 관한 모든 것을 지원합니다. 해외 상품전도 열고 86개국 126개에 달하는 KOTRA 현지 무역관이 지사 역할을 합니다. 현지 무역관은 한국 상품에 관심 있는 현지 유통업체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팔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등 필요한 정보를 항시 수집합니다. ‘수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는 기업인이라면 KOTRA에 전화만 하면 됩니다.
▷대통령 해외 방문 때 열리는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가 중소기업 수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대기업 위주로 경제사절단이 꾸려졌죠. 지난해 3월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때 처음 중소기업을 위한 1 대 1 상담회가 열린 뒤 고정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2013년 미국 방문 때 참여 기업 41개 중 중소기업은 24개였습니다. 지난 4월 미국 방문 때는 108개 중 중소기업이 95개로 늘었습니다. 대통령이 보증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거래 성사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애초 네 명이던 KOTRA 정상외교 지원팀을 지난해 5월 정상외교 경제활용지원센터로 격상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수출이 계속 어렵지 않을까요.
“한국 수출물량의 58%가 신흥국으로 갑니다. 중국 비중은 26%나 됩니다. 중국 성장이 둔화하면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중국을 포기할 순 없죠. 중국의 변화에 맞춰 대응해야 합니다. 핵심은 소비재입니다. 중국 수출 가운데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 비중이 71.8%에 달하는 데 비해 소비재는 6.5%에 불과합니다. 고급 소비재와 친환경 제품, 영유아 제품은 한국산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선진국 수출시장 다변화도 필요
▷소비재의 중국 수출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중국은 땅이 넓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현지 유통업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T몰과 징둥, 바이두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하면 소비재를 쉽게 수출할 수 있습니다. KOTRA는 이들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 입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한류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달 다른 기관과 함께 선양과 충칭에서 한류상품 박람회를 열 계획입니다.”
▷선진국을 포함한 수출시장 다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합니다. 미국은 스마트홈이나 디지털 헬스케어 등 혁신 제품 수요가 많습니다. 또 항공과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의 밸류체인에 점진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수출 확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쪽은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인프라 프로젝트 부문에서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에선 전력, 수처리, 통신, 병원 등 인프라 구축에 참여해야 합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맞춘 부품류 수출이 유망하고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특수를 노려야 합니다.”
▷이번 이란 방문 성과는 어땠습니까.
“대통령 방문 기간인 지난 2일 열린 1 대 1 비즈니스상담회는 규모와 성과 모두 역대 최대였습니다. 한국 기업 123개와 이란 바이어 494곳이 904건의 상담을 했고 5억달러가 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방 중소기업이 49개로 40%를 차지했고요. 이란에선 양대 완성차업체인 호드로와 사이파, 최대 슈퍼마켓체인인 레파 등 대표 기업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거래를 꺼리던 이란 바이어는 우리 임플란트업체인 덴티스가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것을 보고 5000만달러어치의 수입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이란에 진출할 때 우리 기업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합니까.
“이란 정부는 외국 제품을 수입할 때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각종 승인 및 등록 업무와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는 에이전트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유능하고 성실한 에이전트를 만나는 게 첫 번째입니다. 이란에서 번 돈을 한국으로 보내는 과실 송금은 법적으로는 제한이 없지만 실제로는 투자계약서에 명시된 범위에서만 허용되며 세금 납부 등 법적 의무를 완수해야 합니다. 부동산 취득은 법인 명의로만 가능하고요. 또 이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매년 근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김재홍 사장은…
산업·기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 전문가다.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업무를 추진해 부하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공직생활 중에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부품·소재특별법 효력 연장,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 발굴, 산업융합촉진법 제정, 한국기술센터 설립 등을 주도했다. 2013년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시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특허 분쟁을 깔끔하게 중재해 주목받았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 설계에 관여하는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발휘해 지난해 1월 KOTRA 사장에 선임됐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해 세계 무역현장을 앞장서 뛰어다닌 덕분에 ‘수출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출 성과를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 간 개방형 협업을 강조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1958년 대구 출생 △1976년 서울 중앙고 졸업 △한양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행정학 석사 △한양대 행정학 박사 △행시 26회 △산업자원부 과장, 국장 △한나라당 지식경제수석전문위원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단국대 석좌교수
정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