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세 번 바뀐 끝에…확 달라진 팬오션의 순항
법정관리만 두 번 받고 하림그룹에 인수된 팬오션(옛 STX팬오션)이 국내 해운업계에서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해운사’로 거듭나고 있다.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한 데다 하림그룹이 물동량을 지원한 데 힘입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팬오션이 올해 매출 2조1156억원, 영업이익 2053억원을 올릴 것으로 관측(증권업계 평균)하고 있다. 팬오션은 2014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3년 연속 2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팬오션의 이 같은 실적은 대형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소규모 흑자 또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려해운 등 중견 해운사의 500억원대 영업이익과 비교해서도 네 배가량 많다.

팬오션의 부활은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한때 운용하던 배가 500여척에 이르렀지만 이제 193척으로 줄었다. 해운업황도 개선되고 있다.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월 사상 최저 수준인 300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680으로 회복됐다.

지난해 6월 팬오션을 품에 안은 하림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팬오션은 하림 물량 등을 포함해 지난해 7월부터 옥수수 밀 콩 등 사료 30만t을 운송했다. 올해 말까지 120만t을 운송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하림의 기존 주력사업인 축산·식품 가공과 팬오션의 곡물 유통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 카길 같은 글로벌 곡물 메이저 회사를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김대훈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