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기준 국내 5위 건설사인 GS건설의 주가는 올 들어 50.6% 상승했다. 하지만 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스프레드도 확대됐다. 2010년 1월 이후 최대 수준까지 도달했다. 주요 건설사들은 이처럼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지만 채권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 시각이 바뀌기 전까지는 건설업종 오름세에 올라타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GS·대림·대우건설, 주가 오르고 채권가격 떨어지고…주식 vs 채권, 건설업 전망 어디가 맞나
◆주가 오르는데 부도위험도 커져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지난 4일 119.76을 기록하며 올 들어 11.1% 상승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의 상승폭이 컸다. 현대건설(시공능력 2위) 35.6%, 대림산업(6위) 24.1%, 대우건설(3위)은 18.8% 올랐다. 대형사 중에서는 시공능력 1위지만 건설사업 비중이 낮은 삼성물산만 하락했다. GS건설은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 때문에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연 2.9%)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건설사 회사채 평가가 여전히 싸늘하다. 대형 건설사 중 현대건설을 제외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의 회사채 평가가격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격차)는 GS건설 168bp(1bp=0.01%), 대우건설 232bp, 대림산업 173bp, 포스코건설(시공능력 4위) 131bp로 2013년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회사채 투자자들은 이들 회사의 부도위험이 더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설업종 신중한 접근 필요

증권사와 신용평가사의 건설업종 전망도 엇갈린다. 지난해 아파트 신규분양 물량이 51만7596호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증권사들은 이를 향후 실적 개선 신호탄으로 분석했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4개 건설사의 건설부문 올해 영업이익은 총 1조4190억원으로 작년보다 42.3%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는 주택부문 호황 성과가 가속화되는 실적 개선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향후 주택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2017~2018년에는 건설업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지난 2일 내놨다. 공급과잉으로 분양 시점 대비 입주 시점의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분양받은 사람들이 입주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창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주택사업의 위험 노출 규모가 확대되다 보니 향후 주택경기 침체 시에는 추가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주택사업 손실이 현실화되면 건설사의 손익 재무구조에 미치는 충격이 금융위기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운용사 대표는 “채권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 전까지는 건설업종의 자금 경색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매력도는 높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