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를 배출한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어도어(하이브의 자회사) 민희진 대표의 폭로전이 지난 한 주를 뜨겁게 달궜다. 이후 공방의 초점은 하이브와 민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으로 모아졌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와 ‘노예계약’을 맺어 회사에 묶였다는 입장이고,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 독립의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고 의심한다.엔터업계에서는 양측 주장의 진위와 별개로 “곪아 있던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 대표가 간담회에서 “하이브 경영진이 뉴진스를 ‘서자(庶子)’ 취급하고, 방시혁 의장이 프로듀싱하는 레이블의 아티스트를 밀어주는 ‘군대 축구’식 경영을 했다”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한 배경에 하이브가 도입한 ‘멀티레이블’ 체제에 내재된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후발주자 하이브가 YG·SM 제친 비결레이블은 음반을 만들고 유통하는 회사를 의미하지만 국내에서는 아티스트의 소속사 개념으로 혼용된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과 음악 제작이 함께 가는 K팝 특유의 구조 때문이다. 멀티레이블은 이런 레이블을 모기업 아래에 자회사 형태로 여러 개 두는 체제다. ‘지방자치제’에 비유할 수 있다.202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하이브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및 신설을 통해 산하에 11개의 레이블을 자회사로 뒀다. 국내 엔터업계 후발주자인 하이브가 에스엠, JYP, 와이지엔터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멀티레이블 체제가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레이블이 자회사로 분리돼 있으면 성과 지표를 명확히 할 수 있어 경쟁을
BTS(방탄소년단)를 배출한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어도어(하이브의 자회사) 민희진 대표의 폭로전이 지난 한 주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해 독립을 시도했다”며 내부감사에 전격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맞서 민 대표는 25일 장장 2시간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실명과 비속어 등을 쓰며 하이브 경영진과의 갈등을 폭로했다. 이후 공방의 초점은 하이브와 민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으로 모아졌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와 ‘노예계약’을 맺어 회사에 묶였다는 입장이고,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 독립의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고 의심한다.엔터업계에서는 양측 주장의 진위와 별개로 “곪아 있던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 대표가 간담회에서 “하이브 경영진이 뉴진스를 ‘서자(庶子)’ 취급하고, 방시혁 의장이 프로듀싱하는 레이블의 아티스트를 밀어주는 ‘군대 축구’식 경영을 했다”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한 배경에 하이브가 도입한 ‘멀티레이블’ 체제에 내재된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하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오누이 기획전 ‘뉴 라이프’가 열리고 있다. 남매는 3남4녀 가운데 1939년생 둘째 윤석남과 1947년생 여섯째 윤석구다. 여든을 훌쩍 넘긴 누나 윤석남(사진 왼쪽)과 여든을 바라보는 동생 윤석구는 저마다 반세기 넘게 작품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함께 전시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윤석구의 설치 작품과 윤석남의 회화를 함께 보여주면 어떻겠느냐는 학고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학고재의 문을 열자마자 눈에 띈 것은 팔을 한껏 벌리고 서 있는 남성이다. 영화 ‘박하사탕’의 설경구를 연상하게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 비례 드로잉을 본떠 만들었다. 조각은 알록달록한 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윤석구는 인체 비례라는 진지한 작품에 화려한 천을 씌우면서 다빈치에서부터 비롯한 과학만능주의에 비판적 시선을 보낸다. 과학이면 뭐든 가능하다는 세태를 비꼬았다.전시에는 빌렌드로프의 비너스 조각도 있다. 비너스상도 화려한 색깔과 문양의 천들을 덮어쓰고 있다. 피곤하고 지친 기색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현대인의 아픔이 담겨 있다.윤석구는 사물을 천으로 감싸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는 어느 산골에서 벌목 현장을 목격했는데 반듯한 나무만 트럭에 실려 가고 뒤틀린 나무들은 모두 버려졌다. 윤석구는 버려진 나무들을 주워다가 천을 감싸줬다. 그는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다음에는 아파트에서 버려진 물건을 가져다가 천으로 싸맸다. 의자도 천으로 덮어줬고, 탁자도 마찬가지 대접을 했다. 전시 제목을 ‘새로운 생명’이라는 뜻의 ‘뉴 라이프’로 지은 배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