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짜리 광주 항쟁 프로젝트 등이 투자자 찾아나서…전주영화제프로젝트마켓 1-2일 열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부대 행사인 전주프로젝트마켓이 지난 1~2일 전주영화호텔 등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좋은 시나리오가 영화로 완성돼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창작자와 투자 배급자들을 만나게 해주는 자리였다. 올해 마켓에는 CJ E&M, 쇼박스 등 160여개 투자 제작 배급사 관계자 400여명이 참가했다.

‘극영화 피칭’ 코너에서는 적게는 3억원부터 많게는 100억원 규모의 시나리오 5편이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가장 관심을 모은 시나리오는 1990년대 최진실 주연의 흥행 멜로 ‘편지’를 연출했던 이정국 감독의 ‘잉걸, 불타는 도시’. 1980년대초 광주 항쟁에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대작이다. 장애인 농구단의 훈훈한 이야기를 그린 ‘철혈남아’(고은기 감독) 를 비롯해 ‘시인의 사랑’(김양희), ‘오리의 웃음’(김영남), ‘우정이 불타고 있다’(신아가, 이상철) 등도 관심을 모았다.

‘다큐멘터리 피칭’코너에서는 70%이상의 제작공정을 거친 작품들이 5000만원~ 2억원 상당의 후반작업 비용을 구하러 나섰다. 할머니의 히말라야 불교왕국 무스탕 여행길을 포착한 ‘무스탕 가는 길’(정형민)과 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담아낸 ‘까치발’(권우정)을 비롯해 ‘간첩의 탄생’(조은성), ‘더 디스코 스타’(이주호), , ‘이중섭의 눈’(김희철) 등이 대상작이다.
100억원 짜리 광주 항쟁 프로젝트 등이 투자자 찾아나서…전주영화제프로젝트마켓 1-2일 열려
완성된 한국영화가 배급사를 찾는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 코너도 마련됐다.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박영임, 김정민우), ‘다방의 푸른 꿈’(김대현),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임정하), ‘파란 입이 달린 얼굴’(김수정), ‘할머니의 먼 집’(안보영) 등 다섯 편의 관계자가 배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홍보했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2편의 참가작이 배급계약을 맺어 올해도 성과가 기대된다.

안현준 마켓 팀장은 “8회를 맞은 전주프로젝트마켓은 매년 영화업계 관계자들의 호응도가 뜨겁다”며 “올해에는 객석이 모자랄 정도로 투자사와 배급사들의 발길이 몰렸다”고 말했다.

한편, 시네마프로젝트 코너에서는 전주영화제 측이 1억원 안팎의 제작비를 전액 지원한 영화 3편이 처음 공개돼 갈채를 받았다. 20대 청년과 노인의 우정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세태를 풍자하는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 소도시 마을 사람들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들춰낸 조재민 감독의‘눈발’, 아르헨티나의 부촌에서 젊은 가정부가 우연히 비밀스러운 나체주의자 클럽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대담하게 표현한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의 ‘우아한 나체들’ 등이다.

전주영화제 관계자는 “영화를 단순히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좋은 프로젝트들을 완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