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홍콩 시장 최초로 원유 선물을 기반으로 하는 ETF를 상장시켰다. 도입을 앞둔 홍콩의 파생형 ET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운용은 홍콩증시에선 처음으로 원유선물을 추종하는 ‘Samsung S&P GSCI Excess Return Futures ETF’가 지난달 29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고 2일 밝혔다. 상장 첫날 거래량은 30만주가량으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설명이다.

이 상품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에 100% 투자한다. WTI 선물가격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수 S&P GSCI Crude Oil Futures Index ER을 추종한다. 운용은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맡는다.

주요 고객은 홍콩 현지 투자자다. 국내 투자자도 돈을 넣을 수 있다. 해외상장 ETF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분리과세 상품이다.

문경석 삼성운용 패시브전략본부 상무는 “홍콩 시장 최초의 선물기반 실물자산(원유) ETF”라며 “조만간 도입될 홍콩의 파생형 ET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증시도 하루 지수 움직임의 두 배만큼 오르내리는 ‘레버리지 ETF’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 등 파생형 ETF를 도입할 예정이다. 선물 기반 ETF는 파생형 ETF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핵심 상품이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2월에도 홍콩증시 사상 처음으로 선물을 기반으로 운용하는 ‘KODEX 항셍지수선물’과 ‘KODEX 항셍지수선물 위안화’ 등 ETF 2종을 상장시켰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