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다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공포를 키우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소비자는 미래에 더 싸게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현재 소비를 줄이게 돼 경기침체가 더욱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

유럽통계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HICP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0.2% 하락했다고 29일 발표했다. 2월 -0.2%였던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3월 0%로 다소 회복했지만 지난달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보다 낙폭이 컸다. 독일이 -0.3%로 전월 0.1%에서 뒷걸음질쳤고, 프랑스는 -0.1%로 3개월째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스페인은 -1.2%로 전월의 -1.0%에 이어 디플레이션이 깊었다.

유로존 밖에선 일본의 3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동기보다 0.1%, 싱가포르의 같은 달 CPI는 1.0%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였다. 일본은 2013년 4월 이후, 싱가포르는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