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주인공 7월11일 윤곽
안병훈 독주…김경태·이수민 추격
최대 10번 출전…포인트경쟁 후끈
◆랭킹 포인트 따기 경쟁 달아올라
‘코리안 영건’ 노승열(25·나이키골프)에게 29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클래식은 남다르다. 그는 출전에 앞서 “골프 국가대표 출신인 내게 올림픽 출전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라며 “이번 대회를 좋은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까지 넉 달여가 남은 만큼 친구 안병훈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도 했다.
갈 길은 멀다. 첫 승 직후 88위까지 수직상승한 세계랭킹이 지금은 239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에도 분위기 반전이 더디다. 출전한 12개 대회 가운데 6개에서 예선탈락했다. 희망의 불씨를 살릴 길은 우승뿐이다. PGA투어 최소 1승이 필요하다. PGA가 주는 챔피언 포인트 36점(취리히클래식 기준)을 받으면 세계랭킹이 120위권으로 뛰어오르고, 준우승 한 번만 더 추가하면 곧바로 80위권대로 수직상승한다. 올림픽 포인트가 마감되는 7월11일까지 최대 10번의 출전 기회가 남아 있다. 143위인 김시우(21·CJ오쇼핑)는 물론 세계랭킹 300위권 안팎인 김민휘(24) 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볼보차이나오픈에 쏠린 눈
올림픽 경쟁에 기름을 부은 건 국내파다. EPGA와 아시안투어 출전이 특히 늘고 있다. 경쟁이 심한 PGA투어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세계랭킹 128위이던 이수민은 EPGA투어 선전인터내셔널오픈 우승 이후 랭킹이 75위로 껑충 뛰었다. EPGA는 PGA 대비 50~70% 정도의 포인트를 주지만 경쟁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포인트 확보에 유리하다.
EPGA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왕정훈(130위)과 아시안투어에서 조던 스피스를 꺾고 우승한 송영한(122위)이 PGA파인 김시우, 김민휘보다 랭킹이 더 높은 게 이를 방증한다.
골프계에선 28일 중국에서 개막한 EPGA투어 볼보차이나오픈이 올림픽 티켓 2장을 놓고 벌이는 ‘빅2’ 경쟁의 새 판을 짜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대회에 KPGA 챔프인 이태희(31)와 김태훈(31·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 우승자인 최진호(32·현대제철) 등 13명이 대거 출전한다.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현재 올림픽 출전 순위 1위인 안병훈과 2위인 김경태(40·신한금융그룹)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세계랭킹이 109위로 떨어진 최경주(46·SK텔레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