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석유기업 아람코 보유지분을 시장에 매각한다던데, 그러면 아람코가 자회사인 한국 에쓰오일 보유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여의도 증권가에서 정유업종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7일 오전 투자자에게서 이 같은 전화를 받았다. 사우디가 세계 최대 석유기업이자 국영기업인 아람코를 기업공개(IPO)해 석유자원 의존도가 높은 자국의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 사용할 것이란 언론 보도를 보고 궁금한 점을 문의한 것.

아람코는 작년 말 기준으로 에쓰오일 지분 63.41%(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전화를 건 투자자는 아람코 지분 일부가 기관투자가 등 민간 투자자에 넘어가면 새로운 주주들의 압력으로 아람코가 한국에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의 이런 우려에 에쓰오일 측은 “이번 IPO 때문에 아람코가 에쓰오일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에쓰오일이 이같이 자신하는 까닭은 에쓰오일이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도 손꼽히는 해외 투자 성공 사례기 때문이다.

1991년 옛 쌍용정유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진출한 아람코는 최근까지 에쓰오일에 총 2조5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와 별도로 에쓰오일은 자체적으로 총 5조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공장에 2018년까지 산화프로필렌(PO) 생산설비를 짓는 공사를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정유업황 호조로 작년에 81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람코의 IPO가 국제적인 화제를 낳다 보니 한국 에쓰오일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억측도 나오는 것 같다”며 “결론적으로 아람코의 IPO와 에쓰오일 사업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