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10선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하루 앞두고 관망심리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낙관론을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美 성장률 둔화 전망…FOMC 매파적 태도 없을 듯"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27일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부에 근접한 이후 숨고르기 구간에 놓여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 속 FOMC이벤트가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지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26~27일(현지시간) 4월 FOMC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4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성명서를 통해 6월 금리인상 신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8일 새벽 3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FOMC 결과와 함께 같은날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발표도 예정돼 있다"며 "Fed의 6월 금리인상 시사 발언과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맞물릴 경우 신흥국 자금이탈, 코스피 고점 반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점은 Fed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조정(2.8%→2.6%)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4%) 대비 둔화된 0.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Fed가 4월 회의에서 굳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높은데다 옐런 의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4월뿐 아니라 6월에도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 위험자산 선호 현상 지속…1분기 기업 실적 '기대이상'

증시 전문가들은 우호적인 대외 환경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긍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정책이벤트에 대한 경계감과 국제유가 하락 등에도 코스피 변동성이 크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꾸준히 유입(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되는 등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스피가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은 상존하나 긍정적인 요인들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에선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재정정책 확대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중국의 부동산시장 훈풍, 글로벌 자동차 판매 개선 등은 국제 철강 수요 확대로 이어지며 코스피 추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내놓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2일 기준 국내 상장기업 중 25.2%(시가총액 비중)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출처_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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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중"이라며 "현재까지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11.8% 웃돌고 있고 순이익은 17.4% 상회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발표되면서 코스피시장의 주당순이익(EPS)도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2분기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도 상향 조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