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달 말 최대 5000억원어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4000억~50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영구채 발행을 대행할 증권사로 K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오는 29일 발행이 목표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가 있고 일정 주기마다 이자도 지급되는 채권이지만, 발행 기업이 계속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 금리는 작년 7월 SK E&S가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영구채와 비슷한 조건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SK E&S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약 1.8%포인트를 얹은 금리(연 3.903%)로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마트와 SK E&S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 10개 중 상위 두 번째에 해당하는 ‘AA+’다.
이 영구채에는 이마트가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났을 때 채권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콜옵션)이 달려 있다. 이때 상환하지 않으면 추가 이자가 붙는 구조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영구채 발행 기업들이 콜옵션을 행사해온 관례에 비춰 이마트도 발행 5년 뒤 조기 상환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영구채를 발행하는 것은 실적 하락과 신규 점포 출점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작년 매출 13조6400억원, 영업이익 5038억원을 올렸다. 2년 전인 2013년보다 매출은 4.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5% 급감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94.9%에서 100.2%로 높아졌다.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조달한 돈을 전액 자본으로 처리하면 이마트의 부채비율은 80%대 후반까지 내려간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