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식재료와 즉석조리,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운 수제버거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수제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20여개다. 그동안 한국 햄버거 시장은 30여년간 외국계와 대기업 계열사가 주도했다. 강력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전국 유통망을 구축하고,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지배했다. 과거 수제버거 바람이 한차례 불기도 했다. 하지만 최소 8000원, 최대 2만원이라는 높은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햄버거 체인은 시장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할인 정책을 펴기도 했다. 수제버거 업체는 서울 홍대, 이태원 등에서 레스토랑 형태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가격을 낮춘 수제버거 전문점과 프랜차이즈가 확산되고 있다.

수제버거와 치킨을 함께 취급하는 ‘맘스터치’는 학교 앞 등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 가맹점은 850여곳에 이른다. ‘싸이버거’라는 3200원짜리 수제버거가 히트를 치면서 급성장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훌랄라가 지난해 5월 선보인 ‘마미쿡’도 3200원짜리 ‘마마통살버거’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매장에서 신선한 냉장육으로 만든 치킨과 소고기 패티, 당일 들어온 채소, 수분 함량을 높인 촉촉한 빵 등 고품질 재료를 쓴다. 주문하면 바로 조리해 주는 콘셉트도 인기요인이다. 1년도 채 안 돼 50여개 가맹점을 열었다. “”김병갑 훌랄라 회장은 “재료를 대량으로 현금 구매하고, 직접 생산과 물류를 통해 유통마진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 골목상권에 입점해 가격거품을 제거한 것도 주효했다. 김 회장은 “식사값을 아끼려는 학생과 직장인을 비롯해 좋은 재료로 갓 만든 버거를 찾는 아이를 동반한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토니버거’도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와 웨스턴 카우보이 스타일의 점포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하루 매출 250만원을 올리고 있다. 부산의 농장과 직거래로 대저 토마토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인기 있는 ‘터프가이 투빅버거’는 빵보다 훨씬 큰 치킨패티가 유명하다. 가격은 3400원이다.

‘크라제인터내셔날’은 멕시칸 음식을 접목한 ‘크라제멕스’ 삼성점을 열고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뽕버거’ ‘뉴욕버거’ ‘헬로버거’ 등도 작년부터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프랜차이즈 수제버거의 무기는 품질과 가격이다. 프랜차이즈 수제버거는 3000~4000원대로 저렴하다. 재료를 산지와 직거래하고 일괄된 생산과 물류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강병오 중앙대 교수(창업학 박사)는 “수제버거점은 주택가,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도 진출하는 전략을 택해 초기 투자비용과 고정비용을 낮춰 점포 수익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다만 “창업 희망자들은 식자재 공급가격과 메뉴 구성 등을 꼼꼼히 따져 창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