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60㎝ 앞에서 6퍼트…어니 엘스, 첫 홀 '대참사'
‘모두가 봤지만 모두가 믿지 못했다!’(ESPN)

‘오거스타의 참사’가 벌어졌다. 희생양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메이저 챔프 어니 엘스(47·사진)다. 메이저 대회를 네 번이나 제패한 노장인 그가 1번홀(파4)에서만 퍼팅을 여섯 번이나 한 것이다.

그린 근처에 떨어진 세컨드 샷을 어프로치로 홀컵 60㎝ 근처에 붙였을 때만 해도 파 세이브는 쉬워 보였다. 하지만 첫 번째 퍼팅이 홀컵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참사가 시작됐다. 반대편에서 친 공이 다시 왼쪽으로 빠지고, 세 번째 퍼팅까지 왼쪽으로 흐르자 엘스는 네 번째 퍼팅을 반대로 당겨 쳤다. 공은 이번엔 오른쪽으로 빠졌다. 평정심을 잃은 엘스는 한 손으로 홀컵 30㎝ 앞에 있는 공을 ‘탭인’으로 집어넣으려 했다. 하지만 공은 홀컵을 맞고 튕겨 나왔다. 마지막 탭인으로 공을 홀컵에 집어넣었을 때는 ‘퀸튜플 보기(quintuple bogey, 5오버파)’가 기록된 뒤였다. 1번홀 5오버파는 오거스타내셔널GC 코스 사상 최다 스코어다. 4오버파는 지금까지 네 명이 기록한 적이 있다.

워낙 많은 퍼팅을 해서인지 현장 기록원도 처음엔 10타를 친 것으로 적어 냈다가 9타로 고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엘스는 이후 3타를 더 잃어 89명의 출전 선수 중 81위로 추락했다.

그는 “지금 당장 그 홀에 가면 1m짜리 퍼팅을 20개 연속으로 다 집어넣을 수 있다”며 “하지만 당시엔 느낌이 이상했다. 나도 내가 뭘 했는지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엘스는 올초 “퍼팅 입스(yips)가 왔는데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