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지난해 9월 생명보험업계 8위인 동양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알리안츠생명까지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안방보험이 인수한 두 회사가 합병하면 총자산 약 40조원의 생보업계 5위권 회사로 도약한다.

안방보험은 앞으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 국내 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안방보험은 좌절을 맛보긴 했지만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들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관심이 많다.
중국 안방보험, 동양생명·알리안츠 통합 땐 '생보 5위' 도약
○안방보험의 속전속결 인수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6일 금융감독원에 알리안츠생명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사실을 알릴 계획이다. 양측이 최종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매매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아야 해서다.

보험업계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대주주인 만큼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 승인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된 신생 금융회사지만 적극적인 M&A를 통해 10여년 만에 총자산 7000억위안(약 126조원) 규모의 종합보험그룹으로 급성장했다.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년 9월에는 중국 금융회사 최초로 국내 보험사인 동양생명을 인수하며 주목을 끌었다. 동양생명 인수 후에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리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보험사가 합병하면 총자산 약 40조원의 국내 5위 보험사로 도약할 수 있다. 안방보험은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추진해 알리안츠생명의 영업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줄줄이 대기 중인 보험사 매각

알리안츠생명을 시작으로 올해 국내 생명보험사 매각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 나빠진 수익성에다 포화된 시장 상황,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으로 인한 자본 확충 부담 등으로 보험사 매물이 늘고 있어서다.

영국계 PCA생명은 지난해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ING생명도 매물로 나온 상태다. 산업은행은 자회사인 KDB생명 매각을 위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인수에 만족하지 않고 매물로 나온 국내 생보사의 추가 인수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안방보험을 비롯해 중국 금융사들이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선진 금융기법을 배울 수 있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높은 배당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위안화 국제화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 정부가 금융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배경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한국 금융시장에 관심이 많은 것은 일본 등 다른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서라는 얘기가 있다”며 “향후에도 국내 보험사 인수 후보 1순위는 중국계 자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훈/류시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