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기관…이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올라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고 기관투자가들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시점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에서 모두 수익을 거뒀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3조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투자 바구니에 담은 종목에서는 수익을 냈다.

순매수 1위는 코덱스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로 총 6965억원어치를 샀다. 코스피지수 상승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이 레버리지ETF로 2.76%의 평가이익을 봤다. 삼성생명과 KB금융 LG디스플레이 KT 대한항공 등은 평균 매수가보다 1~3%가량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 하나금융지주 롯데케미칼은 6% 이상 올랐고 에쓰오일로는 10.35%의 수익을 냈다.

이달 들어 꾸준히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이달 3조6000억원가량 주식을 사들인 가운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총 1조75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중 4개 종목에서 손실을 봤다. 나머지 6개 종목의 상승률도 1~4%로 기관보다 낮았다.

외국인이 총 261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한국항공우주는 평균 매수가(7만589원)보다 5.5% 떨어졌다. SK하이닉스(-5.49%) 현대중공업(-5.34%) LG전자(-2.02%) 등 순매수 상위 4개 종목이 하락세였다. 수익을 낸 종목은 포스코 현대차 삼성전자 네이버 한미약품 코덱스200ETF였다.

순매도 상위 종목도 기관의 ‘판정승’이었다. 기관이 판 뒤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상위 10개 가운데 8개인 데 비해 외국인이 판 뒤 오른 종목은 10개 중 5개였다. 기관투자가들은 보유 종목 주가가 떨어지기 전 적정 가격에 팔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관 순매도 종목 중 오른 것은 삼성전자와 포스코뿐이었다. SK하이닉스 삼성물산 SK텔레콤 LG전자 현대모비스 CJ LG 등은 모두 매도 후 주가가 떨어졌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우선주 삼성생명 하나금융지주 농심 효성 등을 많이 팔았다.

매수 시기 판단이 기관과 외국인의 수익률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율 등을 고려해 신흥시장의 투자 매력이 올라갈 때 단기 투자자금을 한꺼번에 집어넣기 때문에 개별 종목 수익률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