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진과 함께 한국 희극 정신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극작가 이근삼(1929~2003)이 1966년 발표한 희곡 ‘국물 있사옵니다’는 평범한 샐러리맨 김상범의 세속적인 출세기를 통해 1960년대 한국 사회의 세태와 모순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그해 극단 민중극단이 초연한 이 작품이 다음달 6~24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 무대에 오른다. 서충식 극단 주변인들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국립극단이 2014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올해 첫 무대다.
이근삼은 희극적인 언어와 서사극 형식으로 연극적인 즐거움이 있는 사회풍자극을 썼다. 제목은 ‘국물도 없다’는 말에서 따온 반어법이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변인들의 ‘국물 처세술’이 다각도로 펼쳐진다. 서사극 구조인 만큼 주인공이 극에서 빠져나와 중간중간 해설자로 나선다.
연기파 배우 박완규가 주인공 김상범을 맡아 열연한다. 유순웅 이선주 유연수 김정호 이종무 등이 출연한다. 서 대표는 “1960년대 세태를 풍자한 작품이지만, 50년이 지난 현재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며 “배금주의와 출세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만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