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지난 25일 오후 홍콩 르네상스 하버뷰호텔에서 연 미술품 경매에서 출품작 61점 중 55점이 판매돼 낙찰률 90.1%, 낙찰총액 87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 작품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1913~1974)이 뉴욕에 머물던 시기인 1972년작 ‘15-XII-72 #305’로, 21억8100만원에 거래됐다. 애초 추정가는 20억~30억원이었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김환기는 후기로 갈수록 점묘화 초기의 단조로운 수평 배치를 벗어나 사선으로 역동성을 주거나 파동을 연상케 하는 동심원 구성을 사용해 화폭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며 “출품작에서는 후기 전면 점화의 특성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정상화를 비롯해 박서보 윤형근 정창섭 김기린 등 단색화가의 작품들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유럽 컬렉터들의 치열한 입찰 경쟁으로 강세를 보였다. 박서보 화백의 ‘묘법’ 시리즈 5점이 모두 팔렸고, 김기린 화백의 ‘안과 밖’은 5000만원에 호가를 시작해 87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