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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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로 신음하던 국내 여행주(株)가 벨기에 브뤼셀 테러라는 암초를 또 만났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브뤼셀 테러로 인한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모두투어는 전날보다 1200원(3.97%) 오른 3만1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 주가는 브뤼셀 테러 소식에 하락폭을 키우다 이날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00원(0.11%) 오른 9만24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장중 1% 가량 올랐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다만 지난 17일부터 10% 가까이 미끄러진 뒤 반등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여행이 작년 11월에 일어난 파리 테러사태로 이미 위축된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유럽지역 여행객 비중(인원 기준)은 작년 11월부터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 10월 8.3%이던 유럽여행 비중은 같은해 11월과 12월 각각 5.7%, 4.2%로 줄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3.6%와 3.5%로 낮아졌다.

하나투어의 경우 유럽지역 여행객 비중이 작년 10월 7.3%에서 11월 4.8%로 쪼그라들었다. 같은해 12월에는 3.2%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과 2월 각각 3.7%와 4.6%로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파리 테러사태 이후로 유럽여행은 수요가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실적 비중이 낮기 때문에 이번 브뤼셀 테러만으로 여행주가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테러는 작년 파리 사태와 다소 상황이 다르다"며 "파리는 출국자가 많아 실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벨기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테러가 이어질 경우에는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패키지와 항공권 송출객수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7%, 3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는 패키지가 14.7%, 항공권 송출객수는 6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대외 악재에도 실적 성장세를 보여줬다"며 "주가는 2월 중순을 기점으로 과도한 하락과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회사들이 주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1월 문을 연 인사동 시내면세점이, 모두투어는 자회사인 자유투어가 불안 요소로 지적을 받아왔다.

성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인사동 시내면세점이 지난 1월29일에 문을 열었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3주 가까이 영업을 못해 실적에 포함되는 매출이 적고, 관련 투자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투어는 자유투어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행업의 성장세는 좋지만 자회사 때문에 투자가 망설여지고,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